[고마운 사람들] 마술로 세상 바꾸는 마법을 부리는 
현대제철 ‘매직스틸가족봉사단’ 윤영준(43), 최승영(43) 봉사자

[당진신문=이혜진 수습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현대제철 ‘매직스틸가족봉사단’ 최승영 부단장(좌)과 윤영준 단장(우).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현대제철 ‘매직스틸가족봉사단’ 최승영 부단장(좌)과 윤영준 단장(우).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현란한 음악과 함께 무대 위로 두 명의 마술사와 미녀 도우미가 등장한다. 관객들의 기대 속에 시작된 마술쇼. 마술사는 가져온 검은색 카드와 빨간색 카드를 먼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재빠르게 섞으며 관객들에게 빨간색 카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라고 한다. 

집중한 관객들은 빨간색 카드가 누구 손에 있을지 예측해보지만, 분명 있었던 빨간색 카드는 사라지고 검은색 카드만 남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알 수 없지만, 흥겨운 분위기 속 빨간색 카드의 행방은 중요하지 않다. 마술사의 춤사위에 객석 여기저기에서 ‘우와 우와’하는 감탄사와 동시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처럼 ‘매직스틸가족봉사단’의 윤영준 단장과 최승영 부단장 공연에는 항상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다. 

현대제철 매직스틸가족봉사단의 공연 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마술은 사기라며 의심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기는 맞지만, 그 안에는 기술이 있어요. 마술 속임수로 누군가에게 호기심을 살 수도 있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도 있죠. 우리에게 마술은 하나의 도구예요. 마술은 어르신들, 아이들 그리고 저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어 웃음도 주고, 기쁨도 줄 수 있죠. 저희는 저희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과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시는 어르신들을 보기 위해 마술 공연을 다녀요” 

취미로 마술을 공부했던 윤영준 단장은 회사에 입사 후, 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기술도 배우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직접 ‘매직스틸동호회’를 만들었다. 이 동호회에서 최승영 부단장을 만났고, 마술 기술을 배우기만 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있었던 시기, 마술 공연 봉사활동 제의를 받게 됐다. 그리하여 둘은 환상의 마술 콤비가 되어 ‘매직스틸봉사단’을 설립했다. 

“첫 공연에서 정말 실수를 많이 했어요.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무대에 올라가니 많이 떨리더라고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멀리서 할머니 한 분이 느린 걸음으로 다가와서는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해주셨죠. 그때 뭔가 찌릿함을 느꼈어요. 그리곤 마음 먹었죠. 마술로 세상을 바꾸는 마법을 부려야겠다고”

현대제철 매직스틸가족봉사단의 공연 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이후 윤영준 단장은 마술 기술과 도전적인 마인드로 봉사단을 이끌었고, 최승영 부단장은 적극적인 표현력과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며, 마술공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재능 기부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회사생활을 하는 두 사람은 연습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고, 봉사활동 시간이 늘어나자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며,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 삼아 봉사단 이름을 ‘매직스틸가족봉사단’으로 변경하고 가족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인해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자, 가족들이 조금 서운해했어요. 그래서 가족들에게 함께 마술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했죠. 엄마는 미녀 도우미가 되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공연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어르신들도 아이들이 같이 오니까 더 좋아하세요. 그리고 무대 뒤에서 공연 준비를 도와주니 훨씬 수월해졌죠” 

코로나 이전에는 적어도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공연을 했던 ‘매직스틸가족봉사단’은 코로나 이후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동영상으로 관객을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공연 휴식기가 길어져 한동안 연습을 잘 못 했어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실력도 줄어들었죠. 그래서 대면 공연을 동영상으로 대체하여 관객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예전처럼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올해에는 공연도 많이 하고 많이 웃겨드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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