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소정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간다
저녁을 안아 주는 집으로
물고기는 물의 미세한 파동으로
물속의 집으로 돌아가고
박쥐는 초음파 소리로
어두운 동굴로 돌아가고
새들은 둥지를 기억하고
나뭇가지에서 지친 날개를 접는다
해 가지면
문득, 잊고 있던 집이 우리를 부른다
길과 길이 꼬리를 물고
왔던 곳으로 거슬러 오르는
집으로 가는 저녁 불빛들
일상의 시작도 집이요 끝도 집이다
사과나무가 자라는 집이 저 멀리 있다
약력
홍성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올해의 문학인 선정』 출간. 심훈당진문학상. 현)문학세계문학회원, 호수시문학회원, 당진시인협회원
당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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