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선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정용선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당진신문
정용선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당진신문

시골 마을에 전기가 처음 들어오던 1970년대의 일이다. 마을 입구에 설치된 변압기에서 한밤중이 되자 불빛이 번쩍 거렸다. 일부 주민들이 서낭당 부근에 전봇대를 세워 동토가 났다며, 굿을 해야 화를 면한다고 우겼다. 한바탕 굿을 했는데도 밤마다 불빛이 여전히 번쩍거렸기에 마을 사람들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마을 어르신들이 나섰다. 돈을 아끼느라 용한 무당을 데려다 굿을 하지 않아 효험이 없는 것이라며 이장을 나무랐다. 할 수 없이 용하다는 무당까지 데려다 굿을 했다. 결론은 어찌 됐을까?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대낮인데도 불빛이 번쩍이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귀신이나 도깨비가 아니라, 누전으로 인해 번쩍였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염전이 있었다는 당진시 송산면의 어느 마을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과학의 힘으로 미신과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은 교훈이다. 

민주당의 어기구 의원, 민주당 충남도당까지 나서서 윤석열 정부가 당진에 핵발전소, 정확히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설치를 시도한다며 이걸 막아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기자회견, 페이스북, 지역신문 기고, 핵 전문가도 아닌 사람과의 형식적인 간담회도 모자랐는지 주말마다 당진시내 곳곳에 불법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있다. 마치 변압기에 번쩍이는 불빛이 전기스파크가 아니라, 귀신이나 도깨비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다

음 달 1일에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패배가 명약관화해지니 괴벨스식 거짓 선동을 선거에 이용하고 싶은 모양이다. 당진시민들의 뇌리에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송송 뚫린다’는 허위괴담, ‘천안함 폭침은 자작극 내지 미국의 소행’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거짓말만 떠오른다고 하니 스스로 벌거숭이 임금님이 되어가고 있는 줄은 모르는 모양이다. 시민들을 선동하고자 하는 거짓말의 끝은 지방선거의 필패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민주당과 어기구 의원의 거짓 주장에 대해 반박한다.

첫째, 전문가들은 SMR이 2035년에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10년 후에나 설치가 가능한 SMR을 윤석열 정부가 특정 지역에 추진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핵발전소 설치를 검토한 사실조차 없다고 2차례나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필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분과에 직접 찾아가서 확인한 뒤, 페이스북과 언론 기고를 통해 민주당과 어기구 의원의 주장은 거짓임을 모두 11차례에 걸쳐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둘째, 전문가들은 SMR이 최신형 기존 원전보다 1/100이하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한다. 송영길 전 의원도 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1.6.16. SMR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언했다. 윤석열 정부가 개발하면 위험하고, 민주당이 개발하면 위험하지 않은 것인가? 왜 그 당시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는가? 

SMR은 기존 수냉식 원자력발전기를 축소하는 형태의 크기만 소형으로 제작하는 원자로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냉각방식 일체형 원자로 등 전혀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되는 원자로로 알려져 있다. 크기만 단순히 축소한다면 개발하는데 수십 년이 걸릴 이유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 노벨상 수상자를 10명 넘게 배출한 미국의 퍼듀 대학조차 전기회사와 함께 SMR을 이용하여 대학 내에 전기 공급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나 있는가?

셋째,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도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처분하는 것이 가능해진 사실을 알고는 있는가? 화장실 없는 고급주택이 아니라, 이미 최첨단 화장실을 갖춘 고급 주택이 지어지고 있음을 민주당과 어기구 의원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미 미국의 저명한 과학전문 저널인 ‘사이언스’도 핀란드의 Onkalo 처분장 완공 특집 기사를 통해 현재 기술만으로도 수백~수천년 이상 안전 처분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끝으로, 어기구 의원이나 민주당측에 SMR과 관련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 민주당과 어기구 의원측의 지금까지 주장이 사실이고 과학적이라면 즉각 응하길 바란다. 과학적 팩트 체크 없이 미신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는 거짓 주장만 반복하는 일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이제 멈추길 바란다. 그것이 지도자로서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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