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 뒤바뀐 확진자와 비확진자..“차라리 홀가분”
처지 뒤바뀐 확진자와 비확진자..“차라리 홀가분”
  • 김진아 PD
  • 승인 2022.04.16 18:00
  • 호수 14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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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인구 30% 코로나 확진
“오히려 숙제 끝낸 느낌”

“완치되고 나서는 걱정 없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오히려 조바심도 안 나고 편해졌거든요. 지원금 나오고 구호물품 줄 때 확진 됐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어요”-김민정(28)/송산면

15일 오후, SNS명소로 떠오르는 합덕읍 소재의 한 카페는 가족·친구 단위의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벌써 일상을 회복한 듯 인파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촬영과 경치를 즐기며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이다. 
15일 오후, SNS명소로 떠오르는 합덕읍 소재의 한 카페는 가족·친구 단위의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벌써 일상을 회복한 듯 인파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촬영과 경치를 즐기며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이다. 

[당진신문=김진아 PD] 15일 기준 당진 인구(16만 6971명)의 30%에 달하는 5만 85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비확진자는 대기표 뽑고 순번 기다리는 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나기도 했다. 

확진자를 향한 시선도 달라졌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항체가 형성된다는 이유로 완치자들은 적극적으로 일상 회복에 나서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는 확진 사실을 숨기고, 눈치를 보며 자가격리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020년 7월, 당진에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무조건 2주 자가격리에 동선을 공개했는데 그때 확진판정을 받은 어린이집 교사 김모 씨는 병원에 격리됐던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병상에서 할일이라고는 밥 잘 먹고 누워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게 전부였는데, 병상에 있는 12일은 정말 끔찍했다. 머릿속으로 하루 종일 내가 누구를 만났었는지 생각했고, 내가 만난 아이들이 뒤늦게라도 확진이 될까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격리가 끝나고 나서도 도저히 사회생활은 하지 못할 것 같아 직장을 그만두었을 정도로 분위기가 무거웠다”며 당시 겪었던 심적 어려움을 전했다.

송모 양(17세, 송산면)은 “일찍 코로나에 감염된 게 다행이다. 아직 확진 안 된 친구들은 시험 기간에 걸릴까봐 걱정인데, 시험 기간을 피해서 확진되어 홀가분하다. 항체가 생겨 일상생활이 편해질 것을 축하한다고 이모에게 선물도 받았다”며 일찌감치 코로나 확진을 받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박모 씨(33/송악읍) 역시 “친구들과 ‘코로나 좀 잠잠해지면 보자’라는 말을 3년째 하면서 코로나가 종식되기만을 기다렸다. 얼마 전에 온 가족이 한 번에 확진됐다가 완치돼서 오히려 숙제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라며 “그동안 백신 접종이 불안해서 아이는 접종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히려 코로나19에 한번 걸리면서 생성됐을 항체가 백신보다 더 든든하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비확진자들은 전쟁통에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언제 걸릴지 모르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직장인 김모 씨(37세, 원당동)는 “회사나 주변에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육아 휴직중이라 외부와 접촉하는 일이 적었다. 그래서 다행히 가족이 감염될 확률도 줄었다”면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인데 코로나를 잘 피해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내가 슈퍼항체인가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은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공무원 이모 씨(40대)는 “오히려 비감염자가 사회에서 위축되는 것 같다. 주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면 차라리 일찍 한번 걸려서 항체를 갖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을 제외한 가족이 모두 확진됐었다는 직장인 정모 씨는 “집안에서 일주일간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웃기면서도 슬픈  생각이 들었었다”며 “최근에는 확진자에 대한 인식도 180도 바뀌었다보니 차라리 가족과 함께 확진되는 것이 맘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한편, 일반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 안 된 사람에 비해 감염된 사람이 면역력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지만, 종종 관찰되는 재감염 사례와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만큼 아직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당진시보건소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에서는 2021년 11월 30일까지의 누적 재감염자수를 142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며 “격리가 끝나면 전파력이 낮아지긴 하지만 주변사람들과 가족을 위해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 후 격리가 해제됐더라도 2주간은 스스로 다중이용시설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잘 써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