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어촌정비법에 업무 종결
본예산 91억, 1차 추경안서 자체 삭감

낙후되어 있는 도비도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사진=당진시블로그
낙후되어 있는 도비도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사진=당진시블로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에서 자신 있게 추진했던 도비도 관광지 개발 계획이 결국 좌초됐다. 사실상 충분한 법적 검토 없이 조건 없는 매입을 고집했던 당진시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정비법 조건부 매각 승인에 막혀 포기한 셈이다.

지난해 6월 한국농어촌공사는 당진시와 도비도 매입·매각 업무협약을 맺고, 농식품부에 도비도 매각 승인을 요청했지만, 지난해 11월 농식품부는 “농어촌정비법 규정에 따라 농어촌 관광휴양단지의 목적을 준수하여 조건부 매각을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매각을 승인했다. (관련기사:또 희망고문..농어촌정비법에 발목 잡힌 당진 도비도, 1394호)

이는 당진시에서 당초 도비도를 조건 없이 매입해 관광진흥법으로 변경해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지만, 그저 당진시는 농식품부의 입장 철회만을 마냥 기다리며 시민들에게 헛된 희망만 불어넣었다.

또한, 지난해 당진시는 2022 본예산안에 1차(2022년) 매입 비용 91억 원을 올려 통과시켰고, 외부에서 보기에 도비도 관광지 개발은 순조로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의 공익감사가 진행되며, 당진시의 도비도 매입 계획에 제동이 결렸다. 지난해 감사원에 당진시 도비도 매입과 관련한 시민 감사청구가 접수됐고, 감사원은 해당 내용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의 입장을 검토한 결과 농식품부의 농어촌정비법을 따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당진시도 감사원의 의견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결국, 당진시는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전년도에 확보한 매입 비용을 자체 삭감 처리하고, 지난 3월 31일 자로 도비도 개발 계획 업무를 종결하며, 도비도 관광지 개발 사업을 포기했다.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내 노후화된 상가의 모습. ⓒ당진신문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내 노후화된 상가의 모습. ⓒ당진신문

이를 두고 이종윤 시의원은 “지난해 본예산 심의에서 91억 원 예산을 세우고, 당진시는 매입이 가능하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그래서 예산을 편성한 것인데, 이제서야 매입할 수 없다고 한다”면서 “도비도 관광지 개발은 당진시의 현안사업이다. 그런 만큼 집행부에서는 심도 있게 사업을 검토해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무조건 하겠다며 예산만 확보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당진시 회계과 관계자는 “농식품부에서 농어촌정비법 조건부 매각 승인하라는 의견을 내놨던 반면 시에서는 용도 제한 없이 매입을 원했고, 공기업 준정부기관 계약 사무 규칙에 의해 도비도 매입을 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감사원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양측 의견을 검토한 끝에 관광진흥법으로 개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지난해 확보한 예산을 자체 삭감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업 포기를 최종 결정하고, 시에서는 지난 3월 31일 도비도 관광지 개발에 대한 업무를 종결하기로 했다. 사업을 마무리할 수 없어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공사 측에서는 본인들이 도비도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다시 사업을 시작해보겠다는 입장을 감사원에 전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도비도 화장실 개선에 시 예산 투입

도비도 관광지의 시설은 노후화된 지 오래이고, 대부분의 상가들의 문은 닫혀 있거나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도비도 관광지 개발이 좌초되면서 낙후된 시설보강에 대한 희망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특히, 도비도 관광지내 일부 공중화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도비도 공중화장실의 일부는 폐쇄돼 있으며,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지저분하고, 밤이면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이용객들은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도비도 공중화장실의 일부는 폐쇄돼 있으며,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지저분하고, 밤이면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이용객들은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당진신문
도비도 공중화장실의 일부는 폐쇄돼 있으며,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지저분하고, 밤이면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이용객들은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당진신문

이에 당진시는 이용객 불편 해소와 만족도 향상을 위해 도비도 공중화장실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석문방조제 화장실도 포함시켰다.

공중화장실 조성사업은 도비도 관광지 1억 원과 석문방조제 8천만 원 등 총 1억 8000만 원을 투입해 시설을 개선할 예정이며, 현재 내부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설계를 마치면 공사를 시작해 오는 7월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당진시는 10년간 화장실을 임대·관리할 계획이다.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에서 소유한 공중화장실을 굳이 시에서 리모델링을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민 불편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예산을 세운 것”이라며 “공사 측에는 10년간 시에서 화장실만 맡아서 관리하기로 구두 협의를 했으며, 향후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에서 더 관리하는 것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신축을 하기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지금 운영되는 화장실의 뼈대만 이용해 리모델링하는 수준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해 이용객들에게 쾌적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