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신호탄 된 출판기념회..이제는 필수 선거전략
후원금 모금, 세 과시 등 부정적인 인식 극복해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진시장 예상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당진신문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진시장 예상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당진신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진시장 예상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선거의 신호탄이라 불리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기존의 출판기념회와는 그 괘가 다르다. 필수적인 선거전략이 됐다. 

예상 후보자들이 잇따라 출판기념회에 나서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치철학과 공약 등을 유권자에게 홍보할 수 있고, 유권자들도 후보자들을 평가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출판기념회를 두고 후원금 모금을 위한 우회적인 수단, 세 과시를 위한 정치적 도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더 크다보니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특히 지역의 사업가들, 정치에 민감한 일부 참여자들은 원하든 원치 않던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예상후보 5명, 출판기념회 열었거나 예정

당진에서의 올해 첫 신호탄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김동완 전 의원(국민의힘·당진)이 쏘아 올렸다. 1월 8일 선문대 아산캠퍼스에서 ‘장인 장모님도 기쁘시죠?’와 ‘어둠속에서 빛을 보다’ 등 2권의 출판기념회를 갖고 지사 출마에 대한 행보에 돌입했다.

그 뒤를 이어 김명선 도의장(더불어민주당)과, 이해선 당진당협 공동선거대책위원장(국민의힘)이 같은 날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관심이 몰렸다. 

김명선 도의장은 1월 22일 송악스포츠센터에서 ‘당진의 꿈, 나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같은 날 이해선 위원장 역시 호서중학교에서 ‘당진맨 이해선의 당당한 전진’ 출판기념회를 열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시간에 열린 이들의 출판기념회에는 역시 각각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두 곳의 출판기념회에 모두 참석한 인물들도 상당수였다. 

2월 1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기재 시의원(전반기 시의장)의 ‘나는 운동화 신고 달린다’ 출판기념회가 호서중학교 대강당에서, 2월 2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홍기후 도의원의 ‘당진 사세요’ 출판기념 저자 사인회가 당진복지타운 대강당에서 예정되어 있다.

정치자금의 합법적 창구된 출판기념회

사실 지지자나 눈도장을 찍을 사람들은 출판기념회에서 판매되는 책의 정가와는 상관없이 책값 명목으로 후원금을 내는 것이 관례다. 일종의 결혼식 축의금과 같다. 특히 현재 선거법상 출판기념회 관련 법 규정은 선거 90일전 금지 뿐이다. 책값 명목으로 받는 후원금도 정치자금에 해당되지 않아 보고할 의무도 없다보니 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의 합법적 창구가 돼버렸다.

더 큰 문제는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직접 책을 쓰지 않고 대필을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도 출판기념회가 평가절하되는 요인이다. 예전보다야 책의 수준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그만큼 유권자들의 눈도 높아졌다보니 자기선전과 홍보를 위해 급조된 저서들은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익명을 요구한 당진시민 A씨(51세, 남)는 “솔직히 선거를 앞 둔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후원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보험을 든다기보다는 향후 밉보일까봐 울며겨자먹기로 여기저기 참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역 사업가들 대부분의 생각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를 비롯해 정치인이 이를 직접 썼다고 믿는 사람이, 책을 정독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며 “정치인들도 치열한 선거전을 위한 어쩔수 없는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정치인들 스스로 이런 악습을 자정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당진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일부에서는 본질적인 의미보다 단순히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사례도 있다”면서 “따지고 보면 돈이 있어야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기념회는 정치적 불평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 주변에 정치인의 책을 구입해서 다 읽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정치인의 책을 다 읽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나”라며 “정치인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혐오를 유발하지 않도록 본질적 의미를 지키는데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3월 3일 이후로는 열리지 않는다. 선거 90일 이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출판기념회는 일체 금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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