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양 충남도의원

이계양 충남도의원 ⓒ당진신문
이계양 충남도의원 ⓒ당진신문

문화하면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바로 김구선생의  백범일지 중 “나의소원” 마지막 부분인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 나오는 글이다. 

백범선생은 사상과 이념 대립이 극심한 해방정국의 혼란시기에도 문화국가로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자신이 행복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는 아름다운 문화의 나라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누구나 사람으로서 대접받기를 원하듯 상대방을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배려해주는 사람중심의 문화가 꽃피울 때 가능하다.

국민 모두가 교양과 품격을 갖춘 문화인으로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경제적 차이와 배움의 깊이가 있다하더라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생각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밝고 건강하며 희망을 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 발달을 강조하는 문명과 달리 물질적은 것은 물론 정신적인 세계, 예를 들면 사상·종교·예술 등 모든 것을 통칭한다는 의미에서 보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흔히 문화국가라고 할 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데다 정신적으로도 성숙하여 국민 다수가 문화시민으로서 준법정신이 투철한 안정된 사회를 구축한 평화로운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분위기 속에 높은 국민소득과 복지시스템을 잘 갖춘 북유럽 등 선진국을 예로 들기도 한다.   

백범선생이 원했던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만들고 오늘날 문화국가로서 알려전 일부 국가를 탐구하며 사람중심의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앞장 서온 정부는 문재인 정부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5월 사람과 생명이 먼저이고 협력과 다양성, 쉼이 있는 문화를 지향하는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대한민국 사회가 물질적 성장, 경제적 복지 단계를 지나 내적 성장과 문화 복지를 추구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과 3대 가치인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제시한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한 문화를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치인 자율성과 우리사회가 직면한 여러 사회 문제를 풀기 위한 원천가치인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특히 요즘같이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다양성이다. 다양성 가치의 실현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공존하고 협력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있는 문화’와 내가 생각하는 ‘사람 중심의 문화’는 맥락이 같다. 자율성·다양성·창의성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3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할 분야가 바로 문화분권(文化分權)이다. 중앙의 획일화된 지침과 예산통제 하에서는 차별화된 창의적 지역문화 발전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문화예산의 지방이양과 독자적인 지역문화발전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문화격차를 없애고 지역민의 문화참여 권리 등을 높이는 문화분권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농어촌과 지방중소도시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문화향유기회가 적어 소외감이 커지지 않도록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과 각종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대부분 문화기반시설과 문화예술활동이 서울 등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간한 문예연감(2019)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된 공연예술은 전체 중 67.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향토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국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문화 분권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문화를 꽃피우기 위한 지름길로 지역문화예술단체나 지역 내 문화예술인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지역문화 창출을 돕고 주민 누구나 살고 있는 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분권이 지역간 문화격차 해소, 문화향유권 보장이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지역문화르네상스 붐을 일으켜 사람중심의 문화가 꽃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충남은 지역문화예술인 및 관련 단체들과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지역마다 고유의 역사, 독특한 인물,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우리 문화예술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차원의 적극적인 문화분권 대책을 추진해 사람이 있는 문화, 사람 중심의 문화를 꽃피우는데 선구자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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