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관리계 순경 김태형

필자는 어릴적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이였다. 아침에 일어나 소복히 쌓인 하얀 눈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아무런 발자국이 남지않은 하얀 눈 위를 뽀드득뽀드득 걸어가곤 했다. 하지만 면허를 취득하고 운전을 시작하면서 아침에 눈이 내린것을 보면 그 어릴적 낭만은 잠시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 이유는 바로 각종 교통사고와 정체를 유발하는 겨울철 경계대상 1호, 도로위의 암살자 ‘블랙아이스’ 때문이다. 겨울철 운전자들을 괴롭히는 블랙아이스는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질까?

블랙아이스는 눈이나 비가 내린 뒤 그늘이 진 도로위에 있던 것들이 다시 빙판 형태로 얼어 붙어서 생기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얼어붙은 얼음이 얇고 투명하여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보여 ‘블랙아이스’라는 말이 붙혀진 것이다.

블랙아이스는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정말 위험해 몇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얇고 투명하기때문에 운전자들은 도로가 얼어붙은 줄 모르고 일반적인 아스팔트 도로상태로 인식하고 주행하는 경우가 많고, 이경우 차의 제동거리가 승용차로 시속50km/h로 주행시 기준으로 약 4배가 길어지기때문에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사례로 지난 2019년 12월 1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차량44대가 추돌하면서 사망7명,부상32명의 대형사고가 발생하였고 2020년 1월 6일에는 경남 합천 33번 국도에서 41대가 추돌하면서 부상자 10명이 발생했다. 우리고장 당진에서도 2019년 12월 20일 서산에서 당진방향 32번 국도상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적이 있다.

우리가 알고있는 사망사고외의 일반적인 교통사고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많을것이다. 강설시에는 선제적 제설작업과 염화칼슘 도포 등 지자체에서의 조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습관이 더욱 각별히 요구된다. 이에 필자는 동절기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칙 3가지를 알리고자 한다.

첫째,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및 방어운전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동거리 실험결과에 따르면 블랙아이스로 인한 제동거리는 평소에 약4~7배 길어진다. 차량이 클수록 제동거리는 더 길어진다.

둘째, 결빙예상구간(그늘,터널입출입구,비탈길 등)을 지날땐 절대적으로 감속하여 지나가야 한다. 이구간은 햇빛이 잘 들지않아 도로결빙의 확률이 높기때문에 항상 조심하도록 하자.

셋째, 급가속 급제동은 사고 확률을 높인다. 블랙아이스 위에서 급격한 차량 조작은 차량회전, 차선이탈등 차량통제가 안되어 매우 위험하다.

끝으로, 교통사고는 남의 일만이 아니다. 당진에서는 지난 2021년 한해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34명으로, 한달에 약 3명꼴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남의 일처럼 생각하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줄은 몰랐을것이다.

도로 위에서의 나의 안전은 나만이 지킬 수 있고 교통사고 걱정 없는 우리사회는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야 만들 수 있다는걸 꼭 기억해 사고가 많은 도시의 불명예를 올해에는 꼭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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