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작품·작가·장소 등 관여 안하고 2억원 지원
한국조각협회 당진지부에 컨셉 등 모든 결정 넘겨
당진시 문화관광과 “인정받는 작가 작품 2천만 원 구입 기회”
조상연 시의원 “예산만 투입하고, 미관여?..관리부실 우려”

당진시가 ‘묻지마’식 조각 작품 구입에 예산 2억 원을 편성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진신문 이홍원 시민기자
당진시가 ‘묻지마’식 조각 작품 구입에 예산 2억 원을 편성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진신문 이홍원 시민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묻지마’식 조각 작품 구입에 예산 2억 원을 편성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진시 문화관광과는 지난해 제89회 2차 정례회(본회의 10차) 2022년도 본예산안에 야외조각 심포지엄 사업을 위한 2억 원을 올렸다. 야외조각 심포지엄 사업이란 당진시가 한국조각협회 당진지부에 2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면, 당진지부 소속 작가 10명은 한 사람당 2,000만 원의 예산으로 한 작품씩 제작해 당진 지역에 공원 한 곳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시회에 어느 작가가 참여하고 어떤 작품을 만들지, 그리고 어디 공원에서 전시회를 개최할지 여부 등은 한국조각협회 당진지부에서 모두 결정하며, 당진시에서는 예산만 지원한다. 이 때문에 묻지마식 예산 투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은 “문예의전당 옆 조각공원도 과거 서해조각페스타전의 일환으로 조성됐지만, 지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만큼 조각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관리 대책도 마련해야 하고, 테마를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예산안의 경우 지역 공원에 세운다고만 했을 뿐 어디에 세울지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시에서는 재료비를 주고 작품을 구입하는 것인데 작가 및 장소 선정에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진시 문화관광과는 “충남도와 당진시 매칭 사업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하나이며, 보통 작품성을 가진 조각 작품 하나의 가격은 높게 책정되는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을 2천만 원에 구입해 조각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해명했다.

당진시에 따르면 한국조각협회 당진지부는 당진을 주축으로 태안, 홍성, 서산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10명의 작가 초대전을 계획하고, 충남도에 예산 편성을 직접 요청했다. 이후 충남도에서는 시비 매칭 사업으로 예산 1억 원을 책정했고, 당진시 역시 예산 1억 원을 편성했다.

예산 지원을 받게 되는 올해 안에 한국조각협회 당진지부는 각 지역에서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작가 10명과 전시회 장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작가들과 작품 컨셉에 대한 논의를 통해 11월까지 작품을 완성해 설치할 계획이며, 전시회는 늦어도 내년 초에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당진지부는 전시회 이후 작가들의 작품을 조각공원 조성을 위해 기부한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전시 장소(공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삽교천이든 당진의 공원들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하면 산림녹지과와 협의해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향후 조각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어느 작가가 참여하고 어떤 컨셉의 작품을 제작할지는 당진지부에서 맡게 되며, 시에서는 예산을 투입하고 관리와 감독을 맡기 때문에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조각공원이 조성된 이후 작품 관리는 당진지부에서 맡을 예정이며, 야외에서 전시되는 작품인 만큼 재질도 브론즈와 같은 재질로 만들게 될 것”이라며 “당진에 특색있는 공원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에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작품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조각공원을 조성하는데 시에서 준비를 잘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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