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매 가격 1700원 놓고 당진 농민·농협 줄다리기
벼 수매 가격 1700원 놓고 당진 농민·농협 줄다리기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1.01 17:00
  • 호수 1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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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합덕·신평 삼광벼 수매가 1700원, 일반 1640원에 협의
제2통합RPC 나머지 5개 농협 여전히 협상 진행 중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신평·우강·합덕이 농협과 삼광벼 수매가 1,700원으로 우선 합의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제2통합RPC 벼 수매가를 합의하지 못했다.

당진 지역 농민들과 농협 간에 갈등의 발단은 지난 8일 제2통합RPC(대표이사 이덕주)에서 이사회를 통해 1kg당 삼광벼 1,650원, 일반벼 1,590원으로 책정하면서부터다. 제2통합RPC에는 순성농협을 제외한 고대농협, 대호지농협, 면천농협, 석문농협, 신평농협, 우강농협, 정미농협, 합덕농협 등 8개 농협이 참여해 2022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제2통합RPC에서 책정한 벼 수매가는 지난해 각 농협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적게는 80원부터 많게는 110원까지 낮다.

이에 가장 먼저 우강면이장협의회는 농협에 벼 수매가 금액에 대해 문제 제기를 시작했고, 9일부터 우강면 곳곳에 농협과 통합RPC 해제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본격적으로 항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합덕읍과 신평면 이장협의회에서도 제2통합RPC에 벼 수매가 관련 항의 방문 및 집회를 열어 낮게 책정된 벼 수매가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진시농민회도 지난 13일부터 농협을 대상으로 △벼 수매가 1kg 2,000원 보장 △2,000원 보장하지 못하면, 가공원가 및 판매 원가 공개 △조공법인에 생산자 대표를 이사로 참여 △수매가 일방적으로 낮게 책정한 조합장 퇴진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미곡처리장 운영 전반에 특별 감사 및 농민들에게 공개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강·신평 1,700원 우선 합의
합덕농협 2,000t 추가 수매키로

농민들과 농협 간 벼 수매가에 대한 갈등은 지난 13일 신평면에서 삼광벼 1,700원, 일반 벼 1,650원으로 먼저 합의에 이르면서 물꼬를 텄고, 이어서 15일 우강면도 합의를 마쳤다.

반면, 합덕읍의 경우 가격 협의는 이뤄졌었지만, 비계약벼 수매 관련해서 농협 측과 농민들은 입장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겪었었다. 농민 측에서는 합덕농협이 통합RPC에서 배정받은 11,000t에서 비계약벼 3,300t을 추가 수매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합덕농협 측은 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끝을 알 수 없는 농민들의 투쟁이 이어지던 지난 27일 합덕농협 김경식 조합장, 합덕읍 농민들은 2,000t 추가 수매로 합의하며 투쟁을 마무리했다.

우강면이장협의회 신현철 회장은 “1,740원씩 하던 볏 값을 내년에는 1650원, 1590원이라는 금액으로 낮게 책정됐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도 최소한의 생산비와 생활비가 보장돼야, 생활하고 농산물을 재배하고 생산할 수 있다”며 “조합장들이 앞장서서 가격을 낮춰서 그에 대한 불만이 커서 우강면이장협의회에서 먼저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앞장서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 이장협의회에서는 조공법인에 대한 규정을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고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우강면, 합덕읍, 신평면에서는 벼 수매가를 협의하면서 구두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읍면동의 벼 수매가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면 심도 깊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통합RPC 운영에 참여하는 고대면, 석문면, 순성면, 정미면, 대호지면에서는 농민과 벼 수매가를 두고 아직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난항을 겪고 있다. 

RPC제외 순성은 농민-조합장 몸싸움도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강도순 조합장과 당진시농민회 회원 간에 몸싸움도 발생했다.

순성농협의 경우 제2통합RPC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벼 수매가를 따로 정해놓지 않고, 농협에서 수매하고 판매한 뒤에 농민들에게 1kg당 볏 값을 나눠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농민들은 순성농협의 정확한 벼 수매가 책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에 당진시농민회는 지난 29일 순성농협 앞에서 당진시농민회의 수매가 쟁취와 농협운영혁신을 위한 투쟁선포식을 앞두고 농협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당진시농민회에 따르면 집회 직전에 강도순 조합장이 천막을 부수고 농민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은 “집회 신고를 하고 천막을 친 것인데, 강도순 조합장이 와서 철거를 하려고 했으며, 그러던 중에 농민회 회원 두 명에게 위협을 가했다”면서 “두 회원은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농민들 요구에 조합장이 그렇게 대응하는게 맞는 행동인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강도순 조합장은 “집회신고를 했던 장소에서 벗어나 농협 업무에 방해가 되어 천막을 직접 옮기려다가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라며 “순성농협은 제2통합RPC에 가입되지 않았지만, 2020년 일반 볏 값 1,743원으로 책정했던 만큼 올해에도 책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도순 조합장은 “연말이다보니 농협에서는 여러 은행 업무로 바쁘고, 방문하는 분들도 많다. 당초 농민회에서 집회 신고하고 천막을 설치하기로 했던 장소는 농협 옆이었는데, 바로 농협 앞에 천막을 세우니까 직접 치우려다가 실랑이가 발생한 것”이라며 “농민회원 두 명이 상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저 역시 멍들고 아프다. 서로 양해를 구해서 집회를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반박했다.

또한 “순성농협은 제2통합RPC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농민회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면서 “그동안 순성농협은 전량 수매를 했고, 지난해 농민들에게 1kg당 일반벼 1,740원씩 나눠줬다. 2022년에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진시농민회는 순성농협 앞에서 벼 수매가 1kg 2,000원 쟁취 순성농민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밥 맛 최고 브랜드에 맞는 벼 수매가 2,000원 보장하고, 악덕 장사꾼으로 바뀐 조합장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당진시농민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진시농민회순성면지회는 이미 조합장에게 수매가 2,000원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강도순 조합장은 팔아서 준다고 말하거나 혹은 농민회가 농민들의 권익을 위해 내걸은 현수막을 훼손했다”면서 “순성농협은 농민들이 생산한 벼를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여 판매하는 협동조합의 기능을 포기하고, 제2RPC 구성에 참여도 않고 있어 조합원들이 생산한 쌀 판매를 안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서 “당진시농민회는 지역 12개 농협에 2021년 벼 1kg 수매가 2,000원과 원가공개 등 6개항의 요구서를 전달했지만, 조합장들은 적자타령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이에 순성농협은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최고 브랜드 쌀을 생산한 순성면 농민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저 1700원 맞출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
[미니인터뷰]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

●수매가 2,000원을 주장하는 이유는?

최근 작황과 달리 볏 값이 내려가는 등 불안정한 조짐이 보이면서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에서 직접 대응해 나서기로 하고,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벼 수매가 1㎏ 2000원 이상을 목표로 단합하는 것을 결정했다. 당진시농민회도 중앙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1,700원으로 협상했다.

2,000원으로 협상을 하지 못해 아쉽다. 수매가를 결정하는데 농협이 아닌 농민이 주도했어야 했다. 우선 당초 결정됐던 수매가보다 50원씩 높게 책정됐고, 나머지 지역도 최저 1,700원으로 맞출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할 계획이다.

●농민회에서 농협에 요구하는 조건은?

조공법인에 생산자 대표를 이사로 참여시키고, 수매가를 일방적으로 낮게 책정한 조합장의 퇴진 그리고 농협 중앙회는 지역농협 미곡처리장 운영 전반에 특별 감사를 실시해 농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