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삿포로’
겨울왕국 ‘삿포로’
  • 김은정 시민기자
  • 승인 2021.11.26 18:42
  • 호수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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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줄리샘의 여행스케치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1999년 11월 상영된 일본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의 명대사로 그리운 첫사랑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명대사로 회자 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보고 싶은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 중 하나로 고즈넉하고 소박한 도시의 겨울풍경, 발자국 하나 없는 눈밭, 멀리보이는 설산을 마주보며 주인공이 전하는 대사와 장면들의 여운이 오랫동안 마음에 머물렀다.

겨울여행지로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알려진 삿포로는 마치 영화 속 풍경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곳이다.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었던 오타루는 겨울 낭만이 더해져 누구라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될 것만 같다. 

대설지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1월 말에 찾은 삿포로는 눈이 펑펑 쏟아지고 도시 전체는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오도리공원은 2월의 ‘눈꽃축제’를 준비하는 손길들로 분주해 보였고, 도심을 가르는 전차를 타고 눈 덮힌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겨울여행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삿포로 시내를 한눈에 감상하고 싶어서 방문한 ‘삿포로 TV타워’는 마치 서울의 남산타워와 같이 전망대에서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다소 공간이 좁았지만, 겨울왕국 삿포로 도심을 파노라마처럼 구경할 수 있었다. 

겨울여행에서 추위와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삿포로 중앙역에 위치한 ‘라멘 공화국’을 방문했다. 옛거리를 재현해 놓은 듯한 라멘 상점들 그리고 라멘의 다양한 종류와 역사들도 구경 할 수 있었다. 일본 라멘은 한국의 라면과 달리 기름지고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입맛에 안맞는 경우도 있다. 삿포로의 이색적인 야경을 즐기기 위해 노르베사 백화점에 있는 관람차 노리아를 타는 것은 삿포로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추천하고 싶다.

삿포로에서 JR을 타고 급행으로 30분, 일반으로 50분 거리의 ‘오타루’를 방문하는 것은 삿포로 여행에서 가장 설레이는 시간이었다. 첫사랑의 아련함이 아니더라도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감상 한 후 오타루라는 도시를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삿포로 중앙역에서 JR을 타고 가는 길은 한국의 정동진역에서 삼척역 사이를 운행하는 바다열차로 동해를 따라 이어지는 겨울 바다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과 비슷했다. 

오타루의 명물 오르골당을 가기 위해서는 미니미 오타루역에서 내렸다. 역에서 오르골당을 가는 오타루의 거리는 영화에서 본 듯 익숙한 느낌으로 왠지 낯설지 않았다. 오타루의 오르골당은 세계 각국의 오르골을 모아 전시 판매하는데 그 숫자가 3만여점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선율의 오르골 소리와 화려하게 반짝이는 오르골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지게 된다.

해질 무렵 오타루에서 하나 둘씩 가로등이 켜지고 흰눈까지 더해진 거리를 걸어 오타루 운하에 도착하면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감상하게 된다. 겨울 운치가 감도는 오타루 운하의 야경은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다. 

추억을 만든다는 것은 알 수 없는 미래에 찾아올 시련에 대한 예방주사와 같다고 생각한다. 야경을 함께 보고, 눈길을 함께 걷고, 호기심가득 낯선 환경에서 서로 의지하고.....

나는 이방인이 되고 싶어 여행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지난 여행을 돌아보니 여운을 남긴 풍경들, 감동한 장면들, 여행지의 모든 경험들 중심에는 함께한 가족, 친구, 동료, 여행지 속의 사람들이 함께한 모든 순간 속에 존재한 풍경, 장면, 경험들이였다.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겡끼데스...”(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지난 여행 속 모든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우리의 일상이 다시 회복 되어 함께 떠나고, 함께 만나고, 함께 할 모든 시간을 다시 예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