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사고”...당진 어린이보호구역 직전 덤프트럭이 초등생 덮쳐
“예견됐던 사고”...당진 어린이보호구역 직전 덤프트럭이 초등생 덮쳐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11.26 12:25
  • 호수 138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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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탑동교차로 교통섬 신호등서 길 건너던 초등학생 사망
우회전 하던 덤프트럭이 덮쳐...사고인지 못하고 10m 더 운행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감속하는 얌체운전...실질적 대책 마련돼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탑동 교차로 교통섬 신호등에서 초등학생이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본지가 확인한 당시 CCTV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 18분경 초등학생 A군(13세)은 탑동초 앞 육교 인근에서 당진도서관 방면으로 자전거를 타고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다. 그 순간 덤프트럭 한 대가 탑동 사거리에서 고대방면으로 우회전을 했고 A군은 트럭에 치이면서 충격에 의해 공중으로 붕 떴다가 떨어졌다. 그러나 그 후 트럭 운전자는 10m가량 차량운행을 계속했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는 어린이보호구역 시작 직전에 발생했고 트럭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지만, 사고를 뒤늦게 인지했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직전에 사고가 났기 때문에 민식이법에 따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불구속으로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치사 혐의로 조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가 안타까운 점은 이곳에서의 사고가 언제든 발생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탑동초 앞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대다수의 차량들은 과속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그 외에 도로에서는 과속 운전을 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탑동사거리 신호등 체계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해 왔고, 실질적으로 과속 운행을 예방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은 “탑동초 육교 인근 교통섬에서 파란신호가 들어옴과 동시에 출발하지 않으면 어른도 다 건너기 힘들 만큼 보행 신호가 30초에 불과하다”며 “어른도 다 건너지 못하는 시간인데, 초등학생들, 특히 저학년은 어떻겠나, 매일 학교에서 교통지도를 하면서 아찔한 순간을 한 번씩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보행 신호등의 시간을 5초만이라도 늘려달라고, 우회전하는 차량의 과속 방지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해 달라고 많은 요청을 했었지만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신호가 바뀌면 차량들은 경쟁하듯 달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련하지 않으면 이는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고 분노했다.

당진시어울림여성회 오윤희 회장은 “어린이보호구역에 CCTV가 없는 구역에서 차량 운전자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나치고 있다. 탑동사거리도 그런 도로 중에 하나”라며 “이번 사고도 어린이보호구역 시작 직전에 발생했던 사고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 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차량도 많은 만큼 실질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로 당진시와 당진경찰서는 빠른 시일 내에 현장 조사를 통해 안전한 교통 체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교통섬 인근 도로에 보행자 안전을 위한 휀스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나왔었지만, 사유지일 경우 함부로 설치할 수 없다보니 이 부분은 다시 논의를 해야 한다”며 “차량 보행 신호등을 운전자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고, 시야 확보를 도울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는 “탑동사거리에는 이미 설치해야 할 시설은 충분히 설치했다고 생각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만큼 경찰서와 현장을 가서 보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 외에 모든 도로에서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등생이 트럭에 치여 사망한 탑동초 사거리 교통섬 인근. 26일 당진시어울림여성회 회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 꽃과 글을 놓으며 초등생을 추모했다.
초등생이 트럭에 치여 사망한 탑동초 사거리 교통섬 인근. 26일 당진시어울림여성회 회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 꽃과 글을 놓으며 초등생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