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선택한 박미아, 김에스더, 문소영 씨
“치유농업 준비...꽃으로 행복한 세상을 열고 싶어”

사진 왼쪽부터 박미아, 김예스더, 문소영 씨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사진 왼쪽부터 박미아, 김예스더, 문소영 씨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당진신문=김정아 시민기자] 젊은 사람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빈집만 남은 농어촌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사람은 도시로 향하는 게 대세인 지금 오히려 농어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있다. 농업, 어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도전을 멈출 줄 모르는 청년의 좌충우돌 도전기. 그들을 만나보고 사연을 들어보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말

침체된 화훼산업을 일으키기, 시작은 미약하지만 꽃으로도 행복한 세상을 열고 싶다는 청년들의 꿈과 포부는 이뤄질 수 있을까?

따뜻한 꽃집 ‘꽃양 꽃색’의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하우스 안에는 국화, 장미, 후리지아 3대 꽃들이 있다.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며 최대한 집에서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박미아, 김에스더, 문소영 삼총사.

합덕·우강지역으로 귀농귀촌 후 새로운 인생의 제 2막을 열어가는, 꽃 세상이 오길 기대하며 꽃길 인생을 걷는 삼총사는 사실 각자 다른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치열한 직장인의 세계에 회의감을 느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귀농을 결정했다. 마음을 굳힌 이들은 지체 없이 우강지역 땅 1,500평을 매매해 귀농준비를 시작했다고.

문소영 씨는 “현실적으로 직장에서는 치열하게 지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주변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며 “그러던 중 인간의 기본인 의식주의 기반은 모두 농업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귀농에 대한 정보 수집은 사전 필수작업이다. 귀농귀촌 종합센터에 문의해 알아보고 미리 귀농한 사람들의 글도 참고해 귀농 준비도 철저히 계획했다. 그렇게 직거래 위주의 판매를 목적으로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은 합덕·우강으로 귀농귀촌 지역을 선택했지만,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했다. 편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합덕·우강 지역은 ‘텃세’가 심하다며 겁을 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부질없는 걱정이었다.

문소영 씨는 “처음에는 농촌 문화를 잘 몰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망설였지만 용기 내 농장 주변에 있는 집에 무작정 인사를 드렸다”며 “그런데 한 분도 싫어하시는 분이 안계셨다. 나중에는 합덕에 살고 계신 할머니께서는 채소를 한가득 담아 주시고, 수해를 입자 우강면사무소 직원분들이 두 손 두발 걷어 도와주기도 했다. 면장님께서도 직접 방문해 많은 조언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시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일이 잘 풀린 것만은 아니다. 원래 예정된 계획대로라면 지난 2월 15일 하우스가 완공됐어야 하지만, 7월이 되어서야 완공됐다.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곳도 없었고, 인터넷으로 찾은 정보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문 씨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의 귀농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비용 또한 많이 들기 때문에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며 “귀농 전 농촌살아보기 체험, 농사 체험 등을 꼭 해볼 것”을 추천했다.

귀농귀촌을 선택한 김에스더 씨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귀농귀촌을 선택한 김에스더 씨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친환경의 가장 어려운 점은 ‘제초’

친환경을 하는 농업인들이 가장 어렵다고 공감하는 부분은 제초다. 잡초는 수시로 손으로 일일이 뽑아야 하다 보니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꽃양꽃색 역시 농장에 듬성듬성 잡초가 있어 작업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더욱이 화훼는 꽃에 벌레가 앉아 점박이가 생긴다거나, 키가 일정 길이만큼 자라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을 더 많이 칠 수 밖에 없는 작목이다. 

이에 꽃양꽃색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충해를 막기 위해 6시간동안 수작업을 한다. 또 조금 더 정밀하게 키우기 위해 센서를 설치했고, 실시간으로 정확한 온도와 풍속을 확인해 하우스를 개폐하지만, 실패도 거듭하고 있다.

문소영 대표는 “사실 제초제를 몇 번이고 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웃음) 동물과 사람은 먹어도 무해하며 곤충에게만 해가 있는 성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패들을 경험 삼아 다음에 보완해 다시 시도할 생각이다. 친환경 재배는 어떤 작목이든 확고한 농업의 가치관이 없다면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들 3총사는 농업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수익은 기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귀농 전 모아둔 자금으로 생활하며 농업에서 나는 수익을 다시 경영비로 투자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점은 도시에서보다 생활비가 조금은 덜 든 다는 점. 특히, 도시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별과 풍경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와 같다.

인생 제 2막 열어가는 삼총사의 꽃양꽃색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인생 제 2막 열어가는 삼총사의 꽃양꽃색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는 삼총사는 주변 어르신들께 먼저 인사드리는 것에 시간투자 할 것을 조언했다.

문소영 씨는 “주변 어르신들께 먼저 다가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동네 대외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좋다”며 “도시에서나 농촌에서나 많은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과 지내다 보면 정보도 얻고,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꽃양꽃색’의 향후 계획은 꽃을 재배해 판매만하기 보다는 꽃을 활용한 체험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문소영 씨는 “일회성 체험에서 더 나아가 꽃이라는 식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서적 치유에 중점을 둔 치유농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꽃양꽃색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청년농업 법인회사를 설립하고 싶다. 무엇보다 꽃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농장,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우스에서 작업하다 화장실이 급할 때면 솔뫼성지까지 이동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오롯이 꽃 하나만 바라보며, 화훼산업을 살리기 위한 열정이라는 무기 하나로 의기투합한 이 청년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인생 제 2막 열어가는 삼총사의 꽃양꽃색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인생 제 2막 열어가는 삼총사의 꽃양꽃색  ⓒ당진신문 김정아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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