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된 당진 전·월세난...“월세 2년 계약에 장기수선충당금까지 요구”
현실화 된 당진 전·월세난...“월세 2년 계약에 장기수선충당금까지 요구”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11.13 20:00
  • 호수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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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자들, 전·월세 가격 올려 세입자들에게 세금부담 전가
부동산 관계자들 “단기 거주 물량 증가, 임대차 3법이 원인”
수청지구 입주 시점이 전환점 예측...“가격 안정세는 미지수”

“호반1차 입주를 앞두고 1년 단기 임대를 위해 월세를 찾았는데 매물은 없고, 매물을 추천받아 집을 보러 가면, 전부 2년 계약을 요구하더라구요. 한 집주인은 제게 ‘요즘 누가 1년 계약을 하느냐’고 타박도 했고요. 전셋집은 내놔서 팔렸는데... 살아야 할 집을 구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2년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김 모씨(36세)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 지역 임대차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실거주를 하려는 집주인과 갭투자자들이 전·월세 가격을 올려 세금을 세입자 부담으로 전가하면서, 아파트 시장 가격은 덩달아 올라 전·월세 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서 당진시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8월 대비 0.69%상승한 101.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100.9%보다 0.5% 높으며, 충남 102.1% 보다 0.7% 낮다. 전세와 월세 가격도 전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전세가격은 100.6%(0.15%↑), 월세가격은 100.2%(0.07%↑)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당진 푸르지오1차 84.94㎡ 전세 평균 거래가는 올해 2월 2억 3,800만원이었던 반면 10월에는 3,433만원 상승된 2억 7,233만원을 기록했다. 기지시 힐스테이트당진의 84.90㎡ 전세 평균 거래가도 2억 2,600만원에서 4,200만원 상승한 2억 6,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시내권을 벗어나도 상승세는 같다. 송산면 당진엠코타운의 전세가격은 평균 1억 4,917만원에서 2,233만원 상승된 1억 7,150만원으로 나타났다.

당진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이 고르게 맞춰지면 가격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지만, 둘 중에 하나라도 맞춰지지 않으면 가격은 오르거나 떨어지게 된다”면서 “현재 당진에는 수요는 있지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가격은 오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매매든 전세든 그리고 월세든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되고 있는 만큼 예전에는 수요자들이 시간을 두고 집을 비교했다면, 지금은 고르는 것 없이 나오면 바로 계약해서 들어가는 수준”이라며 “전·월세난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모든 주택 시장에서 부족한 상황이고,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매물은 전혀 나오지 않으며 가격을 올려 준다고 해도 없다”고 말했다.

부족한 물량에 부당한 계약 요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다보니 일부 집주인들은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 당진에 괜찮은 입지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월세 매물의 거래 조건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세입자 부담으로 해놨다. 법적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은 집주인이 부담해야 한다.

당진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처럼 전·월세 가격이 올라가고 부족 현상이 나타난 원인으로, 단기 거주 물량 증가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임대차 3법을 꼽았다.

석문LNG기지를 비롯해 합덕인더스트리 입주 공장 그리고 수청1·2지구 신축아파트 등 당진에는 큼직한 건설 현장이 줄줄이 진행되고 있고, 많은 근로자가 투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외지에서 일하기 위해 당진을 찾은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단기 거주를 목적으로 월세로 거주하면서 물량은 소진된 상황이다.

또한 내년 수청1·2지구 내 신축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 이르면 7월부터 민간임대아파트 지엔하임을 시작으로 12월에는 호반써밋1차, 2023년 3월경에는 동부센트레빌1차 등 줄줄이 입주를 시작한다. 이 때문에 호반써밋1차 입주 시기에 매매와 전세 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세입자들의 불안 심리와 지역 내 현장 근로자들의 단기 거주가 늘어나면서 월세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역에는 수청지구 아파트 공사를 비롯해 석문LNG, 합덕 인더스트리 내 공장 건설에 인력이 투입되면서 단기 거주자들이 당진에 유입되면서 원룸 공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면서 “지금 당진에 아파트 입주 시점도 아닌데 월세 매물까지 소진됐다는 것은 장기 거주가 아닌 단기 거주로 인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 이르면 12월 호반써밋1차 입주를 앞두고 전세 세입자들은 자금을 되돌려받을 수 없을까 우려하며, 미리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축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며 기존 거주자들과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 연장을 한 세입자들도 있다. 그러니 남은 매물을 경쟁하듯 가져가야 하는 실입주자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전·월세가에 입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당진 전경
2021년 당진 전경

개정 필요성 높아진 임대차3법

임대차3법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말한다. 

문제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의 이유로 전세 공급이 부족해졌다는 점이다. 투플러스투(2+2)라고 불리는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한다. 즉, 세입자들이 임대차법 시행 이후 2년 갱신을 하면서 전세 물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차 3법의 개정 취지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들어져서 좋다. 그러나 매도자가 매물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소비자가 있는데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게다가 대출 규제로 인해 매매를 포기하고 임대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도 생겨나면서 전세 시장에 부담은 더욱 가중됐고, 전세난은 시작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월세 부족 사태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차례 환기될 수 있는데, 당진의 경우 수청1·2지구 내 신축 아파트 입주 시점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미국발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도미노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7월 수청1지구 민간임대아파트 지엔하임 입주를 시작으로 물량이 다소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월세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스러운 부분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있다. 갭투자를 위해 최근 영끌 투자자가 많이 늘었는데, 이들은 대출을 해서 집을 매매한 매수자로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게 되면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가게 될 수 있다”면서 “이게 현실이 되면 가장 먼저 경제적 기반이 약한 사람들은 제일 먼저 무너지게 될 것이고, 갭투자자들 집에 거주하던 세입자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