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을 머금은 노을빛 ‘코타키나발루’
황홀을 머금은 노을빛 ‘코타키나발루’
  • 김은정 시민기자
  • 승인 2021.10.23 09:00
  • 호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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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줄리샘의 여행스케치 8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고,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얻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고...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동화책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책에 나오는 내용은 성경의 전도서에 나오는 구절들을 인용한 내용으로 종교와 문화가 달라도 우리의 삶 속에서 역동하는 시간들에 대해 공감 하게 된다. 나의 삶에서 ‘때’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했던 곳은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 코타키나발루 여행이였다.

코타키나발루를 여행하다 보면 하루에 5번 이슬람 사원에서 그 기도의 시간을 알리는 경전 소리가 시내 전체에 울리고 사람들이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재밌는 광경은 밖에 빨래를 널었는데, 비가 와도 빨래를 걷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인샬라! 신의뜻대로 하옵소서“라며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가 있으면 그칠 때가 있고, 흐릴 때가 있으면, 해가 날 때도 있고, 빨래가 젖을 때가 있으면 마를 때가 있고 이 모든 것이 신의 뜻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을 이해 할 수 없었지만, ‘때’ 라는 의미를 다시 각성하게 되었다. 때로는 시간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타키나발루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아직 오늘이 다 끝나지 않은 것과 오늘이 가면 또 내일의 태양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는 기대가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는 흔히 줄여서 케이케이(KK)로 불리기도 하는데,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섬과 함께 세계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3곳에 속한다. 

적도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날씨 변화가 적고 늘 깨끗한 하늘과 주홍빛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해변가에 위치한 럭셔리한 리조트들은 환상적인 오션뷰를 자랑하는데, 잠시 멋진 리조트 바에 방문해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석양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겨도 좋을 것이다.

코타키나발루의 여행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여행코스는 반딧불투어 관광이다.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한다는 반딧불이 한두 마리도 아닌 수백마라가 날아드는 광경을 경험할 수 있다. 마치 까만 도화지에 그려 넣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눈앞에서 반짝이는 환상적인 모습에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손 안으로 날아 들어 온 반딧불과 인사라도 하듯이 눈을 맞추고 손을 뻗어 날려 보내고, 그 짧은 만남은 눈과 마음으로 담아 갈 수 있다.

때로는 오직 자신의 오감으로 경험한 것을 마음으로 간작하고 지친 삶 속에서 위로가 되는 추억들이 있다. 우리가 만나는 삶의 지친 순간! 그 때에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가을 하늘의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새로운 내일을 기대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