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예산 미리 쓰고 동의 구하는 ‘성립전예산’ 남발 
당진시, 예산 미리 쓰고 동의 구하는 ‘성립전예산’ 남발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10.16 19:00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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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 “관례적인 지방재정법 위반 즉각 중지” 촉구
※이 삽화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이 삽화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의 ‘성립전 예산’이 결국 도마위에 올랐다.

성립전예산은 의회의 사전승인 없이 경비를 우선 사용하고 추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예산으로 지방재정법 제45조에 따르면 국비 또는 도비가 100% 지원되는 사업이다. 

즉 전액보조사업인 경우이거나 재난상황에서 중앙정부나 도에서 재난복구계획이 수립·시달되었을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당진시는 국·도비 100% 지원 사업이 아닌 경우에도 예산을 우선 사용하고 추후 의회 승인을 요청하는 것을 관례적으로 반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8월 당진시의회(의장 최창용)에서 제85회 임시회를 앞두고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성립전예산안 내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진시는 11개 부서에서 총 23개 사업에 대한 성립전예산 총 71억 400만 5,000원(국비 31억 9,305만 7,000원, 도비 31억 1,292만원, 7억 9,812만 8,000원)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성립전예산 가운데 △2021년 사립박물관 및 사립미술관 운영 및 홍보(문화관광과)-도비 1,720만원, 시비 3,190만원 △시군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 사업추진(평생학습과)-도비 199만 7,000원, 시비 4660만원 △어린이집 보육도우미 지원(여성가족과)-도비 1억 9,094만 4,000원, 시비 4억 4,553만 6,000원 △중소기업 근로환경개선사업(경제과)-도비, 시비 3,703만 2,000원 △수산자원 산란서식장 조성사업(항만수산과)-도비 9,000만원, 시비 2억 1,000만원 △소방청사 신증축등 지원사업(안전총괄과)-도비, 시비 5,900만원 △의용소방대 기능강화(안전총괄과)-도비, 시비 1,000만원 등 7개는 재난구호 및 복구 그리고 긴급사용과 관련이 없고, 국·도비 100% 지원 사업이 아닌 예산 항목이다.

이에 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이 13일 제8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관례적인 지방재정법 위반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조상연 의원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허용한 성립전예산을 그동안 당진시가 관례적으로 남발하면서 의회에 승인을 요청해왔다”면서 “이는 지방자치, 즉 재정자치에 대한 심대한 훼손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진시는 예산의 적기편성과 신속한 집행, 시민의 불편 최소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집행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작 코로나19로 인한 시급한 재정지원은 세 차례나 성립전예산이 아닌 원포인트 추경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조상연 의원은 “그동안 당진시가 성립전예산을 명분이 부족하거나 중앙정부 또는 도의 예산운용 편의 등 행정 편의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기획재정부 소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과 행정안전부에서 발송한 지방재정 신속집행을 위한 성립전예산 사용안내에 관한 공문을 예로 들면 지방재정법의 규정 취지와 달리 지방비 부담이 있는 경우에도 성립전예산이 가능하도록 오히려 중앙정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조 의원은 “요건에 맞지 않는 성립전예산의 활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지방재정법상 해당 조항(제45조)이 불합리하다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논의를 통해 법을 개정토록 국회에 요구하든, 아니면 기재부와 행안부에 불법 행위 중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집행부에 제안했다.

한편, 당진시 기획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정부에서는 정책적 판단에 의해서 시군비 매칭이 필요한 경우 의회에 사전 보고를 하고 성립전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이 새로 내려왔다”면서 “이전에는 의회에 사전 보고 없이 성립전예산을 사용했는데, 아무래도 보고를 하면서 성립전예산 사용에 대한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성립전예산의 큰 목적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여기고 신속한 집행에 우선을 둔 것”이라며 “의회의 지적처럼 관례적인 성립전예산은 지양하고 신속한 집행이 필요한 경우 추경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협의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