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일행도 ‘팔 맞았다’며 입원
당진경찰서 쌍방폭행으로 조사중

남성들의 폭행으로 실핏줄이 터졌다는 A씨의 눈 상태. ⓒ제보자 제공
남성들의 폭행으로 실핏줄이 터졌다는 A씨의 눈 상태. ⓒ제보자 제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20대 여성이 길에서 남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으며, 왼쪽 눈은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일 저녁 10시경 당진 우두동에서 발생했다. 술을 마시고 택시를 기다리던 A씨의 여성 후배가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성과 시비가 붙었고, A씨는 이들의 싸움을 말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성 일행 중 한명인 B씨(20대)가 이들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자, 이를 제지하던 A씨에 의해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고, 이후부터 남성들이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는 것. 

무차별 폭행을 당한 A씨는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쳤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하면서야 끝날 수 있었다. 

A씨의 아버지는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에 분노할 수 밖에 없다. 여성이 무슨 힘이 있다고, 전치 6주가 나올 만큼 폭행을 한 것인지 화가 난다”며 “6주 진단을 받았지만, 왼쪽 눈은 실핏줄이 다 터져서 초점이 거의 안나오고 있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을 쌍방과실로 수사하고 있다. 남성일행 중 한명이 본인도 팔을 맞았다며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A씨의 아버지는 “상대방은 딸에게 맞아서 팔을 다쳤다며 입원한 상태다. 그리고 쌍방과실을 주장하고 있다”며 “수술을 마치고 이후에 딸의 잘못이 있는지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도 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이 지나서야 CCTV를 확보했다고 하는데, 수사의 진척이 느린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당진시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당진 지역 여성계는 앞으로 여성 대상 폭행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시 여성친화도시TF팀 임정규 팀장은 “불법 촬영을 제지 하다가 급기야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은 성인지관점으로 철저하게 정확한 조사와 진상파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만 앞으로 여성 대상의 폭행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심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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