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가 사라진다
녹지가 사라진다
  • 이석준 기자
  • 승인 2021.10.02 17:00
  • 호수 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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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 아래)왼쪽부터 1966년, 1990년, 2006년, 2021년 당진시 항공사진. 당진시 임야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국토지리정보원
사진(위, 아래)왼쪽부터 1966년, 1990년, 2006년, 2021년 당진시 항공사진. 당진시 임야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국토지리정보원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당진시 녹지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당진 개발은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수도권의 공장증설 규제 강화와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한 물류교통의 변화는 당진시에 급격한 산업화를 가져온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 이후 당진화력발전소의 완공, 현대제철의 한보철강 인수와 아산국가산단, 석문산단의 조성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당진시 통계에 따르면 당진시 임야 면적은 1993년 255.9㎢에서 2019년 228.2㎢로 총 10%이상(27.7㎢) 줄어들었다. 당진2동(29.6㎢)과 비슷한 크기다. 부곡산단, 고대산단이 위치한 송악읍의 경우 31.5㎢에서 25.5㎢로 감소했고, 송산면 또한 16.9㎢에서 14.4㎢로 감소했다. 

석문산업단지가 위치한 석문면은 22.6㎢에서 20㎢로 감소했고, 고대면은 25.5㎢에서 23.4㎢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당진시 전체 공장용지 면적은 1993년 1.7㎢에서 2019년 23.4㎢로 증가했다. 지난 17년간 당진시의 임야면적은 줄어들고 공장부지면적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대기오염 증가...완충지대는 감소

당진의 산업화는 지역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부작용도 불러왔다. 한국환경공단의 TMS측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도는 3만 6,693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대기오염물질 최다 배출 6년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당진시 또한 대기오염물질 최다 배출 5년연속 1위(2019년까지 1위, 2020년 3위)라는 불명예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2019년 OECD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27.4㎍/㎥로 OECD국가 중 1등이고, OECD 평균인 13.9㎍/㎥ 보다 2배 가까이 높다.

또한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충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1억5115만톤으로 국내 배출량의 24.1%를 배출한다. 배출된 온실가스의 70% 이상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한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인 28기의 발전소가 충남에 집중돼 있고, 그 중 당진인근에 위치한 발전소는 19기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통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2019년 한해 당진시 송산면과 당진1동의 미세먼지 일평균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날은 각각 123일, 76일에 달했다.(PM2.5, 24시간 평균 35㎍/㎥이하. 2019년 기준)당진시민들은 일년 중 3개월 이상 나쁜 공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진시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임야의 감소는 철강, 석탄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녹지라는 완충지대 없이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시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산면 직장인 최모 씨는 “타 지역에서 살던 때보다 자동자, 옷 등이 더 빨리 오염되는 것 같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창문을 열기는커녕 밖에 빨래도 널어놓지 않는다”며 “뿌연 하늘과 공장 굴뚝에서 퍼져나오는 연기를 볼때면 내가 이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당진 전경
1970년대 당진 전경
2021년 당진 전경
2021년 당진 전경

기후위기에도 개발·성장 중심주의

지난해 당진시는 2035년 목표인구를 30만5천명으로 계획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인구추계를 과장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전문가와 시민들에게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이고, 난개발과 토건 위주의 계획이 아니냐”는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환경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들 역시 무조건적인 성장중심 계획은 지역의 미래와 시민들의 삶의 만족감을 저해 할 수 있다 경고했다.

녹지감소와 대기유해물질 증가로 인한 피해는 자연환경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농민의 피해로 이어진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의 피해에 더해 작물이 대기오염물질에 직접 노출되는 등 피해 또한 발생하고 있다는 것.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회장은 “매년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 과수화상병 등 질병의 발생, 농작물이 검은 먼지를 뒤집어쓰는 등 농민들은 이미 환경오염을 체감하고 있다”며 “당진시의 현 상태를 돌아봐야 한다. 난개발로 녹지와 농지가 없어진 곳은 굴뚝과 철탑이 들어섰다. 아무리 도시가 발달해도 대기오염이 심각해 사람이 살수 없다면 그 도시는 무슨 의미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많은 청년, 부모들이 당진을 떠나고 있다”며 “이는 일자리 문제도 있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거환경의 악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전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강력한 탄소배출 감축 방안을 내놓고 있다”며 “당진 역시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 산업의 전환 등을 고려하지 않은 아파트와 인구, 산업단지의 난개발은 오히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무조건적 개발과 토건중심의 도시 개발 계획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만족감을 느끼는 살기 좋은 도시, 삶의 질을 올리는 방향으로 도시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