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올바른 우리말 사용, 공공언어부터 바로 잡아야
[의정칼럼] 올바른 우리말 사용, 공공언어부터 바로 잡아야
  • 당진신문
  • 승인 2021.10.01 16:24
  • 호수 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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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홍기후 위원장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유명한 문장이 있다. 언어가 가진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언어의 지배를 받는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시청할 경우 유튜버들의 언어는 그들의 생각 수준을 보여주고 행동 방향을 예측하게 한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그 유튜버의 말과 행동을 닮아간다. 이처럼 언어는 사람의 사고를 지배하고, 지배받은 사고는 행동으로 나타나 변화를 가져온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이러한 언어의 중요성이나 가치는 간과한 채 점점 오염된 언어를 사용해가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만 보더라도 무분별한 신조어와 줄임말, 외국어를 남용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으며, 이는 공공기관도 다르지 않다.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로 인해 백성들은 닫힌 눈을 뜨고, 스스로의 권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 자부심을 가질 만큼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한글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

제일 먼저 공공기관의 공공언어부터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국어기본법」제14조제1항에 따르면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관행적으로 사용해오던 어렵고 딱딱한 용어들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정책 용어에 어려운 외국‧외래어 사용으로 이해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본 의원은 지난 7월‘충남도의회 자치법규 우리말 순화 일괄정비안’을 추진한 바 있다. 어려운 법 용어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순화함으로써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확대하고, 도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의미로, 먼저 의회 소관 조례와 규칙 용어 중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일본어투와 어려운 한자어가 포함된 21개 조례, 5개 규칙 등 약 297건을 일괄 정비했다.

이후에도 도 담당부서와 업무협력을 통해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에 힘쓰고 있다.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조항 신설 등 기존 조례 개정으로 정책 활용도를 높이고 도 조례 전수조사를 통해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 방안을 마련해갈 방침이다. 

공공기관에서 어려운 용어를 남발할수록 도민들의 이해도는 떨어진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공공언어 사용은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 이것이 민원을 줄이는 등 행정 효율을 높이고,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립국어원이 연구한 ‘공공언어 개선의 정책 효과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어려운 정부 정책용어로 생겨나는 국민과 공무원의 시간 비용이 연간 285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언어 선택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이처럼 막대하다.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언론을 통해 사회 각 분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가 더욱 크다. 또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책 용어가 어려워 도민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그 정책은 결코 좋은 정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자치법규는 도민 생활과 권익 보호에 직결되는 만큼 도민들이 더욱 쉽게 이해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용어가 사용되어야 한다.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도민 눈높이에 맞는 올바른 행정용어 사용문화 정착에 힘쓰겠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값진 자산인 한글이 우리 220만 충남도민을 위해 더욱 찬란하게 빛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