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거름 주는 중요한 시기에 자가격리한 대호지면 주민자치위원 위해
주민자치 위원 7명, 폭염 속 늦은 저녁까지 거름 작업 펼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7월 대호지면 주민자치회 위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를 했다. 문제는 자가격리 기간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이삭거름을 주는 시기와 맞물렸다는 점이다.

벼, 보리 따위의 이삭이 줄기 속에서 자라나기 시작할 무렵에 이삭거름을 줘야 한다. 시기를 놓쳐 거름을 주지 못하면 이삭은 약해지고, 자칫 한 해 농사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대호지면 주민자치회 남기찬 회장과 이영일 사무국장은 자가격리한 위원을 대신해서 시기에 맞춰 이삭거름을 주기로 결정했다. 

“무더운 날씨에 논 3만평에 거름을 주는 일이 쉽지 않죠. 그래서 단체 메시지로 소식을 전하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개인 일을 하니까 많이 모이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위원 7명은 26일에 시간을 낼 수 있다며, 흔쾌히 이삭거름을 주는 일에 참여했죠. 7명이 3개 조로 나눠 당일 오후부터 이삭거름을 직접 옮기고 논에 뿌렸는데, 그 날 폭염으로 정말 더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삭거름 주는 일에 참석한 주민자치회 위원 7명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맡은 일을 했고, 위원들 옷은 땀에 흠뻑 젖었다고. 모든 거름을 주고 난 뒤에 위원들은 서로가 서로에서 수고했다고 격려했고, 나중에 밥 한끼 먹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있으니까, 2명, 3명씩 나눠서 거름을 줬어요. 밥은 나중에 먹기로 하고, 헤어졌어요. 위원들 어느 누구도 댓가를 바라지 않았고, 그저 누군가의 한 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진해서 참여한거죠.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일정을 조율해서 거름 주는 일에 참여해준 남기찬 회장님을 비롯한 권낙기 위원, 원창희 위원, 안영찬 위원, 조원석 위원, 김종관 위원에게 감사해요”

평소에 친한 이웃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내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대호지면 주민자치회는 위원들 스스로 시간을 내어 누군가를 돕는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을에 이불 빨래를 하기 힘든 어르신을 대상으로 빨래 봉사를 했으며, 마을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에는 누구든 자발적으로 참여해 도와주고 있다.

“언제나 느끼지만, 대호지면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서로의 안부를 챙겨주며, 누군가 몸과 마음이 힘들면 언제든 달려와 줄 사람들이에요. 덕분에 저도 힘든 일은 함께 나누고, 좋은 일은 더욱 축하해주는 마음과 굳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도 누군가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앞으로 이영일 사무국장은 주민자치회에서 마을 주민들이 행복한 사업 안건을 발굴하고 추진하며, 위원들과 마을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고.

“주민자치회에서 만나서 어울린 사람들이지만, 점차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더욱 커지는 것을 느껴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마을을 만들고, 주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며, 주민들과 더 많이 소통할거에요.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계시다면 주민자치 위원들은 언제든 힘을 보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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