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우승의 대기록 달성...하나가 된 팀이 만든 전국대회 우승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결승에서 만난 천안축구센터는 6경기 31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공격력을 장착한 팀이었다. 반면 신평중학교는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를 통틀어 6골밖에 넣지 못한 팀. 하지만 신평중학교 축구팀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끈끈하게 뭉친 수비조직력이었다. 결승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온 신평중의 방패는 창을 막아냈고, 결승 후반전 2골을 몰아 넣으며 2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6일까지 12일간 열린 ‘2021년 오룡기 전국중등축구대회’(대한축구협회·충남축구협회 주최)에서 신평중학교(교장 최창엽)가 고학년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신평중 우승은 면 단위에 소재한 학교 중 최초의 전국대회 우승이자, 전 경기 무실점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신평중 축구부 주장 김권영 선수.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신평중 축구부 주장 김권영 선수.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신평중 주장인 김권영 선수는 중앙수비수로 탄탄한 수비의 중심에 서 있었다. 

김 선수는 “매 경기 이기고 있어도 방심하지 말고 무실점 경기를 만들자는 목표를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수비라인에서 함께 뛰는 친구들과 계속 마음을 다잡으면서 경기했던 것이 우승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GK상을 수상한 송재호 선수.
GK상을 수상한 송재우 선수.

골키퍼를 맡고 있는 송재우 선수는 175cm 로  골키퍼로서는 작은 키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키가 크지 않은 골키퍼 카시야스나 권순태 선수를 좋아한다고. 송재우 선수는 이번 결승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는 것뿐만 아니라 후반 첫 골의 어시스트까지도 기록했다. 

이번 대회 GK상의 주인공이기도 한 송 선수는 “골키퍼는 맨 뒤에서 전체적으로 게임을 지켜볼 수가 있어요. 뒤에서 소리도 크게 소리도 지르며 수비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항상 긴장 상태로 대회를 치렀어요. 제 뒤에는 아무도 없으니 뚫리면 바로 실점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오룡기 결승에서 골을 놓고 기뻐하고 있는 신평중 최시온 선수. 최시온 선수는 이날 후반전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2:0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충남축구협회
오룡기 결승에서 골을 놓고 기뻐하고 있는 신평중 최시온 선수. 최시온 선수는 이날 후반전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2:0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충남축구협회
사진=충남축구협회
사진=충남축구협회
사진=충남축구협회
사진=충남축구협회

전국대회 우승의 원동력으로 감독과 선수 모두가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조직력이다. 시골 면단위 소재 학교에서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재능의 선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평중 축구부는 선수들 모두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원팀’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남기설 감독과 김성진, 강효민, 박현진 코치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 엉키고 뒹구는 숙소 생활을 하며 선수로서의 재능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서 인성과 생활까지 보듬고 있다.

남 감독은 “사실 한창 예민할 사춘기 시절에 숙소 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방황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감독이기도 하고 교사이기도 해요. 아이들을 저버릴 수는 없어요. 끝까지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게 학원 축구의 매력이기도 하죠”라고 말했다.

수비상을 받은 유도희 선수.
수비상을 받은 유도희 선수.

왼쪽 수비를 맡으며 이번 대회 수비상을 받은 유도희 선수는 “감독님이나 코치 선생님이 잘해 주셔서 팀 분위기가 좋아요. 그래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라고 말했다.

끈끈하고 질긴 조직력 그리고 원팀 정신은 힘든 경기에서 특히 더 빛을 발했다. 선수와 코치진 모두 가장 어려웠던 경기로 손꼽았던 예산중학교와의 8강 경기. 정규시간이 끝나가는 70분에서야 터진 버저비터 골은 무더운 날씨 속에 펼쳐진 수비팀간 대결의 종지부를 찍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준 신평중이 4강에 오르게 된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강세범 선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강세범 선수.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던 강세범 선수는 “예산중과의 8강 경기는 날씨가 워낙 더운데다가 상대팀 수비가 두터웠어요. 힘든 경기였는데 팀 전체가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뛰라는대로 뛰었죠. 모두가 한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당진이 시(市)이기는 하지만 도농복합도시이고 특히 신평은 면단위이기 때문에 학원축구팀을 꾸리기는 것 자체가 도시 지역이 겪지 못하는 어려움도 많다. 대신 지역에서 얻는 도움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1996년부터 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남기설 감독은 “학교축구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어요. 대신 우리 학교재단과 학교 교직원부터 당진시교육청, 당진시체육회, 당진시축구협회 그리고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까지 너무너무 고마운 분들이 많지요.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이 없었다면 축구팀 운영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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