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통해 수업 병행하는 대학생 ‘인승열’ 씨
송산면에 위치한 저온창고에서 작년 한해 1,000톤 판매
당진감자 브랜드화...소외계층 기부 등 목표도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젊은 사람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빈집만 남은 농어촌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사람은 도시로 향하는 게 대세인 지금 오히려 농어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있다. 농업, 어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도전을 멈출 줄 모르는 청년의 좌충우돌 도전기. 그들을 만나보고 사연을 들어보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송산면에 위치한 저온 창고에서 밀려드는 택배 차량에 수십 박스의 감자를 옮기는 데 여념이 없는 청년 인승열(27)씨. 분주하게 지게차에 오르던 인승열 씨는 “감자는 온도가 변하거나 햇빛을 받으면 색이 변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며 택배 차량에 감자박스를 싣자 마자 감자보관창고의 문을 닫으러 달려갔다.

인승열 씨는 감자 풍년으로 인해 감자가격이 폭락했던 2019년, 당진에서 농산물 유통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창고에 쌓여 있는 감자 수십 톤이 버려질 위기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때 인 씨는 버려질 위기의 감자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그해 인천에서 당진 송산면으로 귀촌해 감자 판매를 시작했다.

“창고에 쌓여있던 두백감자를 막상 보니 너무 좋은 품종인 거에요. 이후 직접 두백감자를 먹어보고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죠. 당진의 황토에서 재배한 두백 감자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수미감자와 달리 최근에 계량된 품종이고, 수미감자에 비해 잘 썩지 않아 보관성도 좋아요. 포슬포슬한 맛이 좋고, 튀길 때 덜 타기 때문에 두백감자를 사용하는 과자 회사들도 많아지는 추세에요. 또한 감자탕, 닭볶음탕, 감자튀김 등을 조리하는데 알맞은 품종이죠”

기존의 유명한 수미품종 감자보다 창고에 쌓인 두백품종 황토 감자의 맛과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경험한 인 씨는 당진의 황토에서 직접 감자를 재배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았다. 첫해 수확에 실패하는 등 농사의 어려움을 직접 경험한 뒤 농사는 좀 더 경험을 쌓은 뒤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농사 경험 없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던 게 실패의 원인인 것 같아요. 첫해 수확량이 거의 없었거든요. 실패를 경험한 뒤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은 감자를 판매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직접 재배는 다음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 했어요”

실패를 맛본 인 씨는 당진시 일대의 황토 감자 재배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감자를 공급받고, 납품받은 감자를 선별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작년에는 약1,000톤의 감자를 판매했고, 올해는 최대 1,800톤의 판매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감자 재배 농가와 계약을 맺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나이 어린 제가 찾아와 계약을 맺자고 하니 농민분들 입장에서는 신뢰가 안 갈 만도 했죠. 농민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설득하고 신뢰를 얻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현재 산업공학과에 4학년에 재학 중인 인 씨는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온라인 강의 덕에 학업과 사업을 병행 할 수 있었다.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어요. 노트북으로 온라인 강의를 켜놓고 지게차로 감자 박스를 옮기던 중 저를 찾는 교수님이 목소리에 부리나케 뛰어가서 대답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인 씨는 현재 상태에서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군부대와 학교급식 납품으로 거래처를 확대하고, 드라이빙 스루, 당진감자를 이용한 특색있는 상품 판매 등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진의 황토에서 재배한 감자를 판매하는 감자 청년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알리고, 이후에는 학교급식, 군부대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또한 당진시, 각종 기관과 협력해 지역 내 소외계층에 품질 좋은 감자를 기부하는 활동도 진행할 생각이니 관련 기관이나 당진시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