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줄리샘의 여행스케치 4-‘빛의 도시’ 파리

‘두번째 그림은 바깥에서 바라본 어떤 카페의 전경이다. 푸른밤, 카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그 옆으로 별이 반짝이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어둠이 내려 앉으면 가스등의 불빛과 별빛이 찬란한  ‘빛의 도시’ 파리의 낭만이 시작된다. ‘파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그저 초기 거주자 컬트족의 일파인 파리지(Parisii)족 이름으로 지어졌지만, 별칭으로 얻은 ‘빛의 도시(La Ville Lumiere)’는 유럽 대도시 중에 최초로 대로와 기념물에 가스 조명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빛을 밝힌 파리의 가스등이 없었다면 우린 ‘아를르의 포름 광장의 카페테라스’라는  반 고흐의 그림을 만나지 못했을지 모르겠다.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는 그렇게 그들의 작품 속에서 살아 숨쉬고, 도시는 거대한 갤러리가 되었다. 예술의 도시 파리의 골목들은 낭만의 빛으로 가득차고  ‘빛의 도시’ 파리에서의 밤은 너무 아름답다. 아니 ‘ 황홀하다’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 같다. 

별빛과 불빛이 물 위에 빛나는 센강을 따라 유유자적 즐기며 역사와 예술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유람선 바토무슈는 파리 여행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코스다. 버스가 아닌 유람선으로 야간 시티투어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의 화려한 형상과 불빛을 선명하고도 원근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점은 파리의 밤을 황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은 밤을 황홀하게 하는 파리여행의 또다른 추천코스이다. 런던에 대영박물관이 있다면 파리에는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수요일 금요일에 운영되는 야간 개장으로 감상하는 박물관은 또하나의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대영박물관이 세계적 유물들 중심이라면 루브르 박물관은 유물과 더불어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이 풍성한 곳이다. 특이한 점은, 박물관 어디든 작품 앞에 앉아 스케치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는 것이고 그모습마저도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예술을 사랑하는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기차 안에서 연주되는 아코디언 연주가 흥겹게 느껴진다. 아코디언 소리에 흥이 난 사람들은 그저 타국의 이방인에게도 미소를 건네며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춘다. 

그렇다,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는 것이 예술인 것 같다. 요즘 한류 열풍으로 ‘한국’은 BTS의 나라로 유명하다. 기차 안에서 길을 물어 본 10대 소녀는 내가 한국 사람인지를 묻고 이내 BTS의 팬임을 알리며 들뜬 표정으로 기뻐서 어쩔줄을 몰라 했다. 

마치 BTS의 가족이라도 만난 듯 반가움과 설레임의 감정을 모두 담은 모습으로 수줍게 내릴 때까지 바라보며 웃었다. BTS로 인해 나는 타국에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었다.  예술과 낭만이 넘치는 파리에서 문화와 언어를 넘어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나눈 행복한 경험들이 그립다. 

이제 곧 다시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위해 오늘은 내 옆에 있는 그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며 그리움을 잠시 접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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