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문화재단 주관, 한국 벼루의 진면목 소개
‘정조대왕사은연’, ‘위원화초석매죽문일월대연’ 등 명품벼루 100여점 출품 

[당진신문=배창섭 기자] 가나문화재단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이근배 시인의 벼루 소장품 전시 《해와 달이 부르는 벼루의 용비어천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천 이근배 시인의 등단 60주년을 기념하여, 시인이 반평생 수집한 한국의 옛 벼루를 공개하는 귀중한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시인의 방대한 벼루 컬렉션 중에서 엄선한 약 100여점의 명품 벼루들이 출품된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1973년 창덕궁 ‘명연전(名硯展)’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으며, 화가 김종학의 구장(舊藏) 이력으로도 유명한 ‘정조대왕사은연(正祖大王謝恩硯)’과 가로 26cm, 세로 41cm의 큰 화면에 매죽문을 빽빽하게 채운 ‘위원화초석 매죽문일월대연’, 가로 21, 세로 40cm의 검고 큰 석판에 펼쳐진 화려한 조각솜씨가 일품인 ‘남포석 장생문대연’ 등이 있다. 

시인 이근배 선생은 신춘문예 다관왕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연벽묵치(硯癖墨痴)’의 열혈 벼루 수집가로 유명하다. 할아버지의 남포석 벼루를 보며 자란 기억으로 벼루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위원화초석 ‘은대원’명일월연〉, 조선 15-16세기, 13.7x7.4x1.4cm 
〈위원화초석 ‘은대원’명일월연〉, 조선 15-16세기, 13.7x7.4x1.4cm 

시인은 어림잡아 1000점 이상의 벼루를 소장하고 있으며, 벼루에 관해 쓴 연작시만 80여 편에 이른다. 시인은 한·중·일 벼루 중에서도 자유롭고 생동감 있는 문양,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나라 옛 벼루를 으뜸으로 치며, 특히 남포석 벼루와 위원화초석 벼루를 가장 아낀다.

《해와 달이 부르는 벼루의 용비어천가》 전시 역시 녹두색과 팥색이 어우러진 신묘의 위원석에 생동감 넘치는 문양이 베풀어진 위원화초석 벼루와 다산 정약용이 으뜸으로 꼽았다는 보령의 남포석 벼루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옛 문인들의 文房四友(종이 · 붓 · 먹 · 벼루) 가운데 오로지 벼루만이, 닳아 없어지지 않고 시대의 문화를 품으며 전해진다. 

이근배 시인은 “벼루는 단순한 골동품이 아니라 선비정신이 깃든 문화의 한 단면”이라며 “중국의 당·송·명·청 어느 시대의 벼루도 그 규모나 회화성, 살아 움직이는 극사실의 조탁이 조선 개국 무렵 만들어진 이 벼루(위원화초석일월연)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벼루는 청자, 백자 못지않은 우리의 자랑거리”라고 전했다.


이근배 시인은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58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장학생으로 입학. 김동리, 서정주 교수의 지도로 소설과 시를 공부했다.

1961년부터 1964년 사이 경향, 서울, 조선, 동아 등 여러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시조, 동시 등이 당선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노래여 노래여」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추사를 훔치다」 「종소리는 끝없이 새벽을 깨운다」 시조집 「동해바닷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 「달은 해를 물고」 장편서사시집 「한강」 시선집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 한국대표명시선 「살다가 보면」 기행문집 「시가 있는 국토기행」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편운문학상, 월하문학상, 고산문학상,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심훈문학대상, 한국시인협회상, 만해대상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서울예대, 추계예대, 재능대, 신성대 등에서 초빙, 석좌교수 등으로 시창작 강의를 했다.

월간 <한국문학> 발행인 겸 주간, 계간 <민족과 문학> 주간, 계간 <문학의 문학> 주간, 간행물윤리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과 문학분과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중앙대 초빙교수, 2019 세계한글작가대회 조직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제39대)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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