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임종국
[당진신문=임종국]
고개 넘어 십 리 길
읍내서 돌아오다
길 옆 투박한 마루에 앉으면
할머니가 웃음 얹어 주시던
금가루 바른 감
찔레 덩굴을 헤치고 나와
아침 해를 맞으려던 곳에서
또 건너야 할 강을 보았다며
할머니는 하늘을 쳐다보셨지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할머니 소문은 심심해서
할머니 찾아 가버리고
빈집 마루엔 가을볕만 딩구네
마루 안벽에 철 지난 달력 하나
빨간 동그라미 속의 날짜
그 숫자에 숨어 있는 비밀은
떠나며 남겨둔 할머니 행복
할머니 집 앞 감나무
까치밥이 풍년인데
홍시를 앞에 둔 까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당진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전)당진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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