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탄생 120주년 문학 행사
이근배 시인 ‘심훈의 정신’조명

이근배 시인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이근배 시인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당진신문=이석준 수습기자] 나루 문학회(회장 류종인)와 당진수필문학회(회장 이종미)의 주최로 4월 27일 당진문화예술학교 1층 대강당에서 심훈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문학 행사가 열렸다. 

강사로는 당진시 송산면 삼월리 출신이자 심훈 시인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이근배 시인이 참석해 그날이 오면, 개벽 초판본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심훈 시인의 자료공개와 함께 심훈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문학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순서를 생략해 진행됐으며 당진시의회 김명회 의원의 ‘그날이 오면’ 시 낭송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이근배 시인에 대한 소개 및 축시를 시작으로 문학강연, 문화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이근배 시인은 ‘그날이 오면, 다섯 글자에 바친다’ 강의에 대해 “당시 일제 치하 삼엄했던 시대 상황에 심훈 시인은 끝내 ‘그날이 오면’ 다섯 글자를 시집으로 출간하지 못하고 사후에야 출간했다”며 “심훈 시인의 작품은 ‘죄수가 손톱으로 벽을 긁어 낙서하듯이 쓴 것이 모아졌다’는 말이 있던 것을 보면 일제의 감시가 얼마나 삼엄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강의는 제 자식과도 같은 시를 적을 수조차 없어 지칠 대로 지쳐갔던 심훈 시인의 심경에 바치는 강의”라고 전했다.

이근배 시인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인 심훈 시인의 그날이 오면, 개벽 초판본을 공개했다. 

공개한 1935년 발행된 잡지 개벽 초판본은 “심훈 선생이 당진에 왜 왔으며 당진에 와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를 적은 기록인 ‘필경사 잡기’가 실려 있다”며 “이 자료는 현재 당진 심훈 문학관에도 없는 자료이고 언젠가 기증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공개한 1949년 출판된 ‘그날이 오면’ 초판본 역시 심훈 문학관에 없는 자료다.

더불어 이번 심훈 탄생 120주년 문학 행사의 강연자로 초청된 것에 대해 이근배 시인은 “올해는 나의 등단 60주년이 되는 해로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마치 연어가 고향으로 회귀하듯 고향 당진으로 돌아온 것에 감회가 새롭다”라며 “이번 강의를 통해 심훈 시인의 작품 세계를 음미하는 뜻깊은 강의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천(沙泉) 이근배 시인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현재까지도 당진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루 문학회를 1958년 처음 만드는 등 당진 문학의 씨를 뿌린 시인이다. 

1961년 경향신문에 「묘비명」 같은 해 서울신문에 「벽」으로 문단에 등단해 한국 문학사에서 처음으로 신춘문예 5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현재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근배 시인은 한국의 전통과 향토적 자연을 아름답게 읊는 시로 유명하며 이후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서정적 감성을, 전통적인 시조 속에 현대 시 감각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