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이덕기 우강면 신촌리 이장

사진 뒤로 보이는 소들천 쪽으로는 옛날에는 배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사진 뒤로 보이는 소들천 쪽으로는 옛날에는 배가 드나들었다고 한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1961년생 신촌리 출생인 이덕기 이장은 평생 신촌리에서 벼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마을 토박이다. 마을에는 95세대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있다. 

이덕기 이장은 “요즘은 농촌의 정서가 메말라가는 듯하다”며 “옛날에는 두레도 있고, 명절이나 단오날 풍물놀이도 했지만 지금은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르신들의 외출도 줄었다.

옛날 이야기가 나온김에 더 여쭤보니 “마을 주위에 포구가 3곳 정도 있었고, 어린시절에 가마니의 쌀을 배에 싣는 모습들을 봐왔다”며 “인천가는 배들이 들어오고, 어르신들 말씀을 들어보면 옛날엔 포구 주변에 주점과 여관도 많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신촌리에서는 포락지 문제로 민원이 적지 않다고 한다. 포락지는 전·답이 강물이나 냇물에 씻겨서 무너져 침식되어 수면 밑으로 잠긴 토지를 말한다.

이덕기 이장은 “개인 소유였던 토지가 바닷물에 수 십년간 잠겨 황무지 엿던 갯벌 포락지를 식량증산의 정책으로 개간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데 정부의 허술로 국유화 하지 못하고 방치하여 옛 등기가 살아나서 법정 다툼 등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명하자면, 신촌리 일대의 토지 중에는 물에 잠기게 된 곳들(포락지)이 있었다. 그런데 삽교호 방조제가 생기면서 주민이 20~30년간 농지로 개간해 나갔는데, 정부에서 포락지를 국유지로 이전하지 않아 옛날 등기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후손들이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법적 소송으로 이어진다는 것. 농민들은 물속에 잠겨있던 땅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인 없는 땅인줄 알고 농사를 지어왔다.

이덕기 이장은 “신촌리는 개간돼 신축된 마을로 간척지가 상당수”라며 “1900년대 일제 강점기 등기가 그대로 남아있기도 해, 후손들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옥토로 개간해온 농사꾼들의 노력에는 아무 보상도 없이 땅은 결국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관련 민원들은 신촌리를 흐르는 소들천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신촌리의 가장 큰 이슈중의 하나는 송전철탑 문제다.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북당진-신탕정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송악 부곡리 신당진변전소부터 신평면, 우강면을 지나 아산시 신탕정변전소까지 송전선로를 잇는 사업이며, 총길이는 35.6km이다. 

당진 지역 구간은 15.7km, 28기 철탑이 설치될 계획이다. 신평 일부구간(5.8km)과 서해대교 횡단 구간(500m)은 지중화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상으로는 송전철탑이 소들섬에 설치돼 송전선로가 아산으로 이어진다. 우강면 송전철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소들섬은 신촌리에 해당하며, 이덕기 이장은 우강면 개발위원장으로서, 우강면송전철탑 반대대책위원회의 공동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덕기 이장은 “소들섬 인근과 삽교호 제방은 생태와 경관이 우수하고 솔뫼에서 삽교호관광지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구간에도 포함되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담수호 수질개선이 진행중이고 생태공원으로서의 보존 및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들섬 일대를 있는 그대로 보전하면서 산책로라도 조성해야 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한전에서는 발전기금을 얘기하는데 주민들은 지중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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