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10통 김덕성 통장, 코아루아파트에 콩나물 300kg 기부
“아픈 아들 돌보며 봉사 의지 생겨...가진 것 먼저 나누자 생각”

“통장님이 나눈 콩나물로 아이들과 맛있는 한 끼 잘 먹었어요~ 어려운 시기에 사람 사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고요”-칭찬릴레이 59회 주인공 최옥선 씨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해 12월 채운동 코아루아파트 각 라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주민들의 손에는 콩나물 가득 담긴 봉투가 하나씩 들려져 있다.

누군가 콩나물을 아파트 각 라인의 엘리베이터에 놔두고 갔고, 덕분에 주민들은 콩나물을 담으며 오랜만에 마주치는 이웃과 인사도 나눌 수 있었다. 

주민들에게 콩나물을 기부한 사람은 바로 채운10통(채운코아루아파트) 김덕성 통장이다.

김덕성 통장은 송악에서 콩나물을 생산하는 황록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웃들에게 넉넉히 나눌 수 있는 것이 콩나물이라 생각하며, 아파트 5개 동에 2개 라인, 총 10개 라인에 콩나물 30kg씩 총 300kg을 기부했다.

“제가 콩나물을 생산하고 학교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콩나물은 많이 나눌 수 있잖아요. 우리 식탁에서 콩나물은 흔히 볼 수 있고, 손쉽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식재료고요. 그러니 코로나19로 외출도 못하고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웃들이 콩나물로 든든하고 따뜻한 한 끼 즐기시라는 의미에서 준비했어요. 이게 뭐 대단한 일인가요”

사실 김덕성 통장의 콩나물 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소에도 이웃들에게 소소하게 콩나물을 나누고, 그가 가입한 단체에도 콩나물을 보내고 있다. 또한 매년 어려운 이웃 돕기에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일도 하고 있다. 김덕성 통장이 나눔을 실천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제 아들이 많이 아픕니다. 아픈 아들을 돌보고, 때로는 제가 도움을 받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제 마음에 봉사에 대한 의지가 생겼죠. 예전에는 그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다 통장을 맡고 주민을 위해 앞장서서 일해보자고 다짐하며, 제가 가진 것들을 우선 나누자고 생각했어요”

20여년간 통장을 맡으며 베풀고 사는 삶을 실천하는 김덕성 통장은 그동안 많은 마을 사업도 진행했었다. 그 중에서 김덕성 통장은 채운5통 통장이었을 당시에 당진에서는 처음으로 3층 건물의 마을회관을 건립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당진에 마을회관 건물이 3층으로 지어진 곳은 우리 동네가 처음이었죠. 마을회관 1층에서 부녀회가 슈퍼를 운영하면서,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어요. 2층과 3층은 마을 어르신과 주민들이 쉬는 공간으로 이용하며 늘 시끌벅적 했는데, 그때가 참 그립네요. 그러다 코아루아파트가 들어서고 채운10통으로 분통되면서, 그때부터 채운10통 통장을 맡았죠”

예전 마을과 다르게 요즘 우리 사회는 공동체 의식보다 개인주의가 심해지면서 이웃 간 무관심과 소통의 부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김덕성 통장은 이웃간 소통 부재에 아쉬움이 많다고.

이에 김덕성 통장은 먼저 이웃과 인사를 하면서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덕성 통장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다니며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있다. 가끔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주민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는 속상해하거나 화내지 않는다. 또한 이웃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탕을 나누며 친해지기 위해 그의 주머니에는 늘 사탕이 가득하다. 

앞으로도 김덕성 통장은 이웃과 콩나물을 계속 나눌 계획이다. 콩나물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이웃과 잠시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안부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이 어렵지 계속 제가 먼저 이웃에게 인사를 하면, 언젠가 상대방도 웃어주는 날이 오더라고요. 그걸 믿고 저는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멈추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제가 제배한 콩나물을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는 과정을 통해 이웃들이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 아파트를 정다운 아파트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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