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앤# 오종숙 대표...당진북부사회복지관 이·미용 봉사 참여
“일터에서 자원봉사 할 수 있음에 감사...망설이지 말고 봉사하세요”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93년도에 자격을 취득했어요. 요즘은 고등학교부터 미용을 배우니 저는 늦게 시작한 편이죠. 그래도 회사 생활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미용도 서비스직이다 보니 사람을 대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실제 근무한 경력만 15년이 훌쩍 넘어요”

[당진신문=이재욱 시민기자] 오종숙 씨는 당진시 원당동에 위치한 미용실 빨강머리앤#(샵)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빨강머리앤#은 조금 특별한 가게다. 몇 년째 가게를 운영하면서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이·미용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15년 경력의 전문적인 손길과 재치 있는 입담 덕에 이용객들은 항상 만족도가 매우 높다.

“복지관 직원 중 한 분이 손님으로 방문했고, 우연히 이·미용 자원봉사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원래 그전에도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주부이기도 해서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려웠어요. 지금은 제가 일하는 곳에 어르신들이 찾아와주시기 때문에 일하면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과거에는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망설였다. 휴무일도 일주일에 한 번이었기에 주말에 시간을 내기란 더욱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터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본인이 하는 것은 자원봉사도 아니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자원봉사하면서 제가 얻는 것이 더 많아요. 단지 머리를 잘라드릴 뿐인데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많은 에너지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특히 한 아버님은 오실 때마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매우 많이 해주시고, 한 어머님은 저를 위해 기도를 해주신대요”

실제 자원봉사가 진행되면 미용실의 분위기는 밝아진다. 손님들이 모여 근황을 묻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외출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그동안의 일상을 나누느라 바빠진다. 머리를 자르면서 일상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회사 생활로 다져진 오종숙 씨의 소통능력에 미용실은 그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 사랑방이 되고 있다.

오종숙 씨는 특별한 활동을 찾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그녀는 기회가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자원봉사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보통 우리는 특별히 시간을 내고, 특정 장소에 방문해 자원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자원봉사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주변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보면 어떨까? 코로나19 상황에도 이렇게 주변 이웃과의 정을 나눈다면 마음의 거리 또한 좁힐 수 있지 않을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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