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상호문화이해교육강사 

※회차 제목
① 여행의 의미
② 천사의 도시 ‘ 로스엔젤레스’ (미국) 
③ 호수의 도시 ‘ 런던 ’ (영국) 
④ 빛의 도시 ‘ 파리 ’ (프랑스) 
⑤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숨결이 숨쉬는 ‘후에’ (베트남) 
⑥ 에프터눈 티와 오렌지빛 선셋 ‘ 까오슝 ’ (대만) 
⑦ 거인나무 왕국 ‘ 세쿼이아 국립공원 ’ (미국) 
⑧ 황홀을 머금은 노을빛 ‘코타키나발루’ (말레이시아)
⑨ 겨울왕국 ‘삿포로’ (일본)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으로 짧은 기간동안 우리들의 일상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그 중 으뜸은 단연코 여행일 것이다. 퍽퍽하던 삶에 생기를 불어넣던 여행을 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일상은 그야말로 마스크 속의 답답함과 견줄 만 하다.

예전에는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면 이따금 인천공항에 들러 각양각색의 자유로운 트래블러들을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 하던 시절도 있었다. 연휴라도 되면 인천공항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각종 여행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던 시절이 불과 얼마 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1위가 ‘여행’이라고 한다. 백신개발과 접종에 속도가 붙으며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행은 우리에게 여전히 머나먼 꿈처럼 여겨진다.  

내게 해외여행이 절실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순간들이었다. 그렇다면, 내게 여행은 탈출구였을까? 김영하 작가가 쓴 ‘여행의 이유’에서 ‘노바디(Nobody), 아무도 아닌자!’ 와 ‘썸바디(somebody), 특별한 누군가!’가 라는 말이 등장한다.

‘썸바디’가 되기 위한 일상의 전투 속에 지쳐 아무도 아닌자 ‘노바디’가 되어 낯선 이국땅에서 쉼을 얻고 싶었을 때 비행기 표를 사고 여권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던 것 같다.  ‘여행’이라 함은 집을 떠나 다른 지역 객지로 떠나거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이다. 여행이라는 영어단어 ‘Travel’의 어원은 고대프랑스 단어 ‘Travail’로 고생, 노동, 고통의 의미를 지닌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는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이나 최첨단 교통수단이 발달한 요즘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나마 옛날에는 정치나 경제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었지만 글로벌 시대가 된 지금 고생이 아닌 즐거움을 찾기 위한 여행자들이 등장하면서 여행의 의미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즐거움, 휴식, 발상의 전환, 새로운 깨달음과 경험 등 다양한 의미를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그런 여행이 적어도 지금 우리 옆엔 없다. 그리고 그 떠나버린 여행을 우리는 그리워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전하는 여행스케치가 일상의 전투 속에 지친 우리들의 삶에 잠시나마 위로가 되길, 그리고 다시 가방을 싸고 떠나는 날들에 희망을 예약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기획기사는 매월 셋째주 월요일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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