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면 당찬딸기 최임호 대표
실패를 경험 삼아 이제는 3년차 딸기 농사꾼
“귀농한 젊은 농업인에 농사 지식 나누고 싶어”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당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모습은 봉사활동은 물론 묵묵히 본인의 책무를 다하는 자랑스런 모습들이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당진 사람들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농사를 짓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많다. 그럴 때 주위에 농업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귀농한 사람은 도움을 얻기란 쉽지 않다.

순성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최임호(29세) 대표도 연고 없는 당진에서 농사를 지으며, 초반에는 실패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경험 삼아 초보 농부에서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최임호 대표는 퇴직 후 귀농을 준비하던 아버지로부터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을 권유받았다. 처음 대학에 들어가서 농업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농사를 짓기 전까지 최임호 대표는 농사에 대해 쉽게 생각했었다.

“농수산대학은 3년제이고, 2학년에 실습을 나가요. 그때 저는 딸기 농장으로 실습을 나갔는데, 그때 제가 지금의 딸기 농사를 짓는데 결정적 영향을 줬어요. 당시 저는 실습을 하면서 농사를 짓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는 한편, 딸기가 다른 작물보다 농사 짓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막상 딸기 농사를 시작해보니 키우기 쉬운 작물이라도 초보 농사꾼에게는 어렵긴 하더라고요”

또한 최임호 대표에게 농업으로 성공한 선배들의 이야기는 달콤하게만 들렸다. 농사를 시작하면 누구보다 잘 할 것만 같았던 최임호 대표는 막상 농사를 시작하고 생각지도 못한 일의 연속이었다. 

특히 2017년에 첫 딸기 모종을 심고 재배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던 최임호 대표는 딸기 재배를 앞두고 탄저병에 감염된 모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 모종을 심을 때 건강한 모종을 보고 고르는 방법을 몰랐어요. 그때에 저는 주변에 농사를 짓는 친구나 지인이 없었으니까 오롯히 배운 지식을 갖고만 모종을 고를 수 밖에 없었죠. 실제 농업 기술을 모르는 정말 초짜였죠. 그때의 실패를 경험삼아 모종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주변에 딸기 농사를 먼저 시작한 분들에게도 여쭤보면서 친해졌어요. 또 청년농업인 공동체 모임을 통해서 같은 처지에 있는 농업인들과 생생한 농사 정보도 나누며 많이 배웠죠”

딸기 농업인과 지역내 청년농업인들을 만나면서 지식을 쌓고 있는 최임호 대표. 그러나 농사를 짓기 위해 당진을 선택해서 왔지만, 초반에 그는 적응하기 힘들 었었다. 

최임호 대표에게 익숙하지 않은 시골의 풍경, 조용한 동네, 무엇보다 친구들 없는 당진에서의 일상은 익숙해지기 힘들었고, 외로운 마음으로 가득했었다.  

“아무래도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농사 지으며 매일 있으려니까 힘들긴 하더라고요. 그러다 모종을 심고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면서 인근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분들과도 만나게 됐어요. 청년농업인 공동체모임에도 참석하게 되면서,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 농업인들과도 친해졌고요. 처음에는 당진에서의 생활과 농사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들 덕분에 적응하며 농사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진에서 농업 정보를 나누고 서로 힘이 되어주는 당진 젊은 농업인들.
당진에서 농업 정보를 나누고 서로 힘이 되어주는 당진 젊은 농업인들.

농사를 시작하고 3년이 흐른 지금에 최임호 대표는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특히 농사를 통해 맺은 인연으로 얼마 전에는 요양병원에 딸기를 기부하기도 했고, 청년농업인으로 인터넷방송의 한 채널에 소개되기도 했다.최 대표는 재배한 딸기로 지역 특성에 맞게 체험과 가공을 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한 전문농업인으로서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공유하고도 싶다고.

“앞으로 재배한 딸기로 다양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가공시설과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은 저도 농사를 배우는 초보 농사꾼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농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막연한 기대와 좋은 것만 보고 농사를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린다면, 지역에 젊은 농업인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충남문화재단에서 마련한 2020지역문화전문인력 청춘하우쇼에서 당진의 청년농부들이 관람을 하고 있는 모습
충남문화재단에서 마련한 2020지역문화전문인력 청춘하우쇼에서 당진의 청년농부들이 관람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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