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당진신문=이종근]

집으로 돌아가는
차창 밖,
서쪽의 해를 졸졸 따라간다

온몸이 붉은 상처투성이로
이별이 저무는
고달픈 노을빛인데
하루의 노고를 몰라주는
구박처럼 바람이 건들거린다

비록 바람의 외면이지만
묵묵히 성난 하루를 누그러뜨리듯
인간미가
서쪽 바다에 놓인 섬 뒤,
술래처럼 깊숙이 드러눕는다

반대편 동쪽,
쓸쓸한 밤의 등댓불이
하룻밤을 이어받은 해의 직무처럼
통증을 일으키듯
사사로운 차멀미로 울렁거린다

바람처럼 슬프게 해를 쫓다가
바람이 치르는 홍역처럼
사랑이 참, 아프다


<작가 소개>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문인협회 시창작과정 수료.
계간『미네르바』등단,『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박종철문학상』,『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빛고을문예백일장』,『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등에서 다수 수상, 그리고 계간『문예바다(2020년,겨울호)』기성작가원고공모제에 선정. 아울러《5·18광주민주화운동40주년기념시집(광주문협시분과)》,《부마민주항쟁의재조명과문학작품(경남작가,통권제37호)》,《부산김민부문학제》,《대구10월문학제(대구경북작가회의)》등의 기념문집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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