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바뀌는 풍경 그대로 간직
고향집을 떠올리게 하는 식당
냉면으로 유명해졌지만
한방능이백숙과 묵밥이 인기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고대면 장항리에는 ‘당진의 간판 없는 숨은 맛집’으로 유명한 최정재시인의마을이 있다. 이곳은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을 그대로 간직해 언제 와도 편안한 고향집을 떠올리게 하는 식당이다.

고대 출신의 최정재 시인은 10여년전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현재 식당 자리에 있던 옛 집을 수리했고, 그들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요리가 지금의 최정재시인의마을이 됐다.

최정재 시인은 처음부터 음식을 잘 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시집 ‘19살에 했던 말 91살에도 해줄게 사랑해’를 출간하고, 지금도 사랑을 주제로 틈틈이 시를 쓰고 있는 작가다.

10여년전 최정재 시인은 가게를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의 추천과 도움으로 요리를 배우고 익혔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그의 손은 요리하는데 익숙해지면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 

원래 최정재시인의마을은 냉면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최정재 시인은 “냉면으로 가게를 알리기 시작했지만, 겨울이 되면 냉면 찾는 손님이 줄어들어서 가게 운영이 나빠질 뻔 했었으니까... 냉면은 애증의 음식”이라며 “가게에 다른 메뉴도 있는데, 혹시 냉면을 만들면서 다른 음식에 영향을 미칠까 싶어서 일부러 메뉴판에서 냉면을 지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최정재시인의마을에서 오랫동안 손님들이 찾는 인기메뉴는 한방능이백숙이다. 한방능이백숙에는 10여가지의 한약재와 능이버섯을 넣고 한 시간 이상 푹 끓여낸다. 

특히 백숙에 사용되는 닭은 주변 마을 농장에서 길러진 토종닭을 사용하고 있다. 한약재와 능이 버섯과 한 시간 이상 푹 끓여낸 백숙은 토종닭의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깊은 국물 맛으로 인기다. 

마지막으로 남은 백숙 국물에 찰밥을 넣어 먹는 찹쌀죽도 별미다. 한약재와 능이버섯의 진한 맛에 찰밥을 넣어 걸쭉하게 끓이면 구수하고 건강한 맛이 일품이다.

최정재시인의마을에는 또 다른 인기 메뉴가 있다. 바로 묵밥이다. 묵은 탄닌성분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돕고 자체 열량이 낮지만 수분함량은 많은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재료이다.

이곳의 묵밥은 새콤하고 달콤한 국물에 상큼하게 씹히는 김치와 김가루를 고명으로 올려 묵과 밥을 말아 먹는다.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시원한 묵밥 한 그릇 말아 먹으면 편안하면서도 든든한 한끼로 제격이다. 앞으로 겨울이 오면 최정재시인의마을은 따뜻한 육수에 묵을 말아먹는 온묵밥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곳에서 제공되는 김치와 양파 장아찌 그리고 제철 재료로 만든 반찬들은 최정재 시인이 집 주변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직접 만들고 있다. 정갈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반찬은 어느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뤄내 메인 요리와 함께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정재 시인은 “오랜 시간동안 멀리서도 제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는 손님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손님들의 특징을 적어놓고 있다. 그래서 언제 다시 손님이 오셔도 잊지 않고 반길 수 있었고 손님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손님들이 저희 가게에 음식을 맛보러 오는 것만이 아닌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으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소 고대면 고대로 457-7
영업시간 11~20시, 매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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