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편집국장들에게 듣는 당진신문의 과거와 미래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창간 31주년을 맞아 당진신문에서 과거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고 지금은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 편집국장들을 만나 과거의 당진신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더 세심하게 지역 위주로 가라”
홍광표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회장

●당진신문에서 근무하던 시절은 어땠나?

1998년경부터 4년여간 당진신문에서 일했던 것 같다. 지금도 힘들지만 그때도 지역신문은 어려웠다. 당시에는 출향인 위주로 신문이 많이 보급됐었다. 금요일 저녁에 기사를 가편집한 것을 박스에 담아 서울 충무로로 직접 가지고 가서 편집하고 인쇄를 했다. 

다음날 아침에 가져와서 일일이 띠지작업(발송작업)을 했다. 사진도 필름이라 정일칼라에 맡겨서 현상을 해야했다. 이후에 당진에서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고, 사진도 디지털화돼 이젠 옛날 이야기가 됐다.

신문사 사정상 경영도 어려웠고 인건비 부분도 마찬가지여서, 얼마 되지 않는 급여마저 제 때 못 받기도 하고 힘든 시기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취약계층을 취재하다가 눈물 흘린 적이 있다. 취재를 가보면 희귀병을 앓거나 생계가 어려운 모습도 봤었고, 기사를 쓰면서 마음 아픈 적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가진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후 적십자사에서 봉사활동을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힘든 시기라 휴간한 적도 있었고, 서울을 오고 가며 인쇄를 해 가져오는 등 과정은 힘들었지만 신문이 나오면 보람을 느꼈다. 

●요즘 근황은?

적십자 당진지구협의회는 독거노인, 소외계층 등을 지원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원이 필요한 곳이 많아져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진신문에 조언 부탁드린다.
요즘은 언론이 너무 난립돼 있다. 기관의 보도자료만 가지고 기사를 내는 곳도 적지 않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겠지만 한 곳에서 보도되면 여기저기서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은 좋지 않다고 본다. 지역신문은 더 세심하게 지역 위주로 가야 한다. 일간지들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들을 지역에서 분담해야 한다. 
마을 단위의 소식도 중요하다. 발로 뛰는 지역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에서도 지역언론을 키우기 위한 후원이 필요하다. 오동연 취재부장도 힘들겠지만 열심히 자리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


“당진신문은 존재의 이유가 확실”
김기재 당진시의원

●당진신문에서 근무하던 시절은 어땠나?

당진신문에는 취재기자, 편집국장, 발행인 등으로 12~13년 정도 근무했다. 편집국장으로는 4년 정도다. 예전에는 타블로이드판이었다가 배판으로 바뀌고 컬러 지면도 생겼는데, 충청권에는 마땅한 인쇄소가 없어서 충무로에 직접 가야 했었다. 충무로에 가면 서로 먼저 인쇄하려고 전쟁터같기도 했고... 이후에는 충무로까지 가지 않아도 됐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많았으나 지역신문의 역할을 감당하려 노력했다. 운영의 어려움으로 신문사의 내부 시스템을 잘 구축하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편집국장은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이기에 쉽지 않았지만, 지역신문의 보람이 있었다. 시민들과 희노애락을 같이 해온 신문이고, 훈훈한 이야기,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다. 

억울한 사연을 안고 신문사에 할머니와 손주가 찾아오신 적이 있었고, 보도가 된 후에 문제가 재조명돼 관련 수사가 다시 진행된 적이 있다. 할머니께서 고맙다면서 비닐봉지에 감자를 가져오신 일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근황은?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께서는 많이 불안해하고 힘든 시기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의원으로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가면서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서라도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가면서 민원 현장도 챙기고 있다.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당진신문에 조언 부탁드린다.

우리 세대 때는 지면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지만 지금 세대는 온라인으로 접한다. 지역신문도 온라인 구축이 중요해졌고, 당진신문이 이제는 지면과 온라인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어 애독자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지역언론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을 더 확장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모임이나 지속적 관계를 통해 지역사회에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
당진신문은 애독자들이 존재하는 한 계속 역할을 담당할 것이기에 존재의 이유가 확실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론직필과 함께 지역언론의 사명을 감당해주길 바란다.


“심층적으로 대안도 제시해야”
차진영 대전일보 당진 주재기자

●당진신문에서 근무하던 시절은 어땠나?

취재기자로도 근무하고 편집국장으로도 근무했다. 지역언론은 지금도 그렇지만 재정적으로 힘든 상태였고 취재 인력도 부족했다. 직원 급여나 복리후생 문제도 심각해 근무 의욕도 떨어지는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기자들이 열심히 했다. 치우치지 않고 지역의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당진신문이 지금처럼 시민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과도기였던 듯하다.

●당시 편집국장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부족했다. 기사의 방향, 취재계획,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하는 부분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고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사를 만들어 내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지역신문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교육이 필수다. 대부분의 지역 언론들은 대부분 이 점에서 어렵다. 자체적인 교육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데 그런 기회가 적었다. 지역언론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기에 안타깝다. 또 가정을 꾸려나가는 가장이었지만, 지역언론의 형편이 어렵다 보니 이직 생각도 했었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

●요즘 근황은?

현재 대전일보 당진 주재기자로 당진지역의 현안과 관련한 취재를 하고 있다. 폐기물 문제, 대호지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영향 등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보도를 준비해왔다. 

내 기사가 심층적이지 못하고 대안 제시를 못한다면 내 자신에게 부끄럽기 때문에 더 많이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 단면만 보고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쓰기가 점점 어렵게 느껴진다.

●당진신문에 조언 부탁드린다.

제한된 인력에도 불구하고 당진시민들 사이에서 당진 신문 기사가 많이 거론되고 이슈화되고 있다. 기자와 데스크 노력의 결실이지 않나 생각한다. 일부 기획기사에서는 한쪽의 의견으로 편향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데스크에서 균형적으로 조율하면 더 만족스러운 언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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