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충남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조사팀장

[당진신문=강혁]

지난 6월부터 인터넷과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었던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아동 사망사건과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들. 이 사건들은 아동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공간인 가정 내에서 발생하였고 학대의 주체가 보호의무가 있는 부모들에 의해 발생한 학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 사례건수는 2001년 대비 10배 이상이 증가한 24,604건으로 행위자의 76.9%는 부모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아동학대 사건이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아동들이 가정 내에서 지내며 신고의무자나 비학대행위보호자에 의한 신고가 줄어들어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학대피해아동 및 위기아동 발견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아동 보호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및 현장대응체계 개선을 위해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학대위기아동 조기발굴을 위해 고위험 아동을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11월 까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된 8,500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해서는 공공의 노력 뿐 아니라 훈육이라는 명목 아래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아동 학대 상황을 ‘남의 가정사’라고 치부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시민의식’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른 가정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더 무관심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가정 내에서 학대를 받고 있는 아동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아동은 이전보다 도움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주변의 아동을 대할 때 평소와 다른 점을 찾는 작은 관심 하나가 아동에게는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동학대는 ‘확실할’ 때 신고를 하는 것이 아닌 ‘의심될’ 때 신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동학대 신고를 ‘신고의무자’의 일들로만 생각하지 말고 누구든지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아동이 학대로 고통을 받는 것이 의심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주길 당부한다.

아동학대의 심각성, 신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때, 우리가 주변의 아이들을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아동을 학대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더 이상의 아동들이 무관심속에 고통 받지 않도록 이제는 모두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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