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습득한 기술로 재능기부 하는 김관영 씨
“제 지식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어”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가게를 운영하다보면 아무래도 새로운 메뉴와 여러가지 문구를 안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세한 업소는 새 메뉴판이나 공지사항 팻말을 제작하기가 부담스럽다보니 종이에 직접 글씨를 써서 붙이는 경우가 많아 손님 입장에서는 깔끔해 보이지 않을뿐더러 업소에 대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번주 당진신문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3D프린터로 동네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메뉴판과 안내판을 만들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김관영(40세) 씨다. 

송악주민자치회의 활동모습을 촬영해 편집도 도맡아 하고 있는 김관영 씨는 주민자치회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자신의 시간을 양보한다. 

지난 2015년 고향 포항을 떠나 당진으로 오게 된 김관영 씨는 기대를 안고 찾은 당진에 아이들을 위한 정주여건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송악읍 주민자치회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활동을 하는 것을 주민에게 제대로 알릴 수 없다는 거였죠. 또 종이에 활동 내용을 적기만 할 뿐이지, 구체적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영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남겨보고, 앞으로 마을의 행사를 동영상으로 홍보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고, 다른 분들도 좋다고 하셔서 영상 촬영을 맡아 하게 됐습니다”

독학으로 배운 3D프린팅...주민과 나누다

할 수 있는 취미가 많을수록 노후에 할 수 있는 일이,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를 위한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김관영 씨. 그는 올해 초부터 친구가 3D프린팅을 하는 것을 보고,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아내와 자주 찾던 중식당에서 종이에 메뉴를 적어 붙여 놓은 것을 보고 새롭게 배우고 익힌 3D프린팅 기술로 보기 깔끔한 메뉴판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저도 사람인지라 가게 사장님이 불친절했다면 메뉴판을 만들어 드릴 생각을 안했겠죠. 그런데 손님을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가 점차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메뉴판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제 말을 들은 모든 가게 사장님들의 첫 반응은 ‘물건 팔려는거냐’였죠. 아무래도 공짜로 메뉴판을 만들어 준다고 하면 의심을 먼저 하실 수 밖에요”

처음 그의 제안에 의심을 하던 가게 사장님들의 첫 반응에 김관영 씨는 이해를 하면서도 내심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가게 사장님들은 그가 만든 3D프린팅 메뉴판을 가게 곳곳에 비치하며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김관영 씨는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배우고 습득한 기술을 이웃들과 나누는,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3D프린팅 기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지역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시간과 기회가 생기면 강좌를 통해 수업을 할 예정이다. 또한 송악주민자치회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수입이 생기면 지역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싶기도 하다. 

“유튜브를 통해 생긴 수입은 모두 지역 학생들에게 송악주민자치회의 이름을 걸고 장학금처럼 지원을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3D프린팅 기술을 비롯한 동영상 촬영 및 편집에 관련한 제가 가진 지식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저는 제가 취미 활동을 위해 배운 기술들을  필요로 하는 분들과 제 지식이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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