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소나무 수백그루 벌목 위기…대규모집회도 불사”
토공 “이미 4천여 그루 이식, 환경역행 아니다”

▲ 석문산단 수용지구 내 문화재 발굴조사지역으로 지정된 태생제(성산리와 통정리경계 부근)에 위치한 보존가치가 있는 소나무들이 빠른 공사진행이라는 명목하에 무차별적으로 벌목되어 있다.

17년 동안 개발이 지연되어 오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석문산단개발사업(한국토지공사)이 환경보호에 역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토공측에서 석문산단 수용지구중 문화재 발굴조사지역으로 지정된 고대면 성산리와 석문면 통정리 일대(7만평)에 위치한 소나무 수백그루에 대해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인 벌목작업을 단행한 데서 비롯됐다.


석문면 성산리 주민들은 “이곳 태생제(성산리와 통정리경계 부근)에는 길게는 200년 가까이 된 명품 소나무들이 즐비한 곳”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토공측에서는 빠른 공사진행을 위해서라는 명목만을 내세워 소나무를 살릴 방안을 생각키는커녕 무차별적인 벌목작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주민들이 토공 관계자들에게 소나무를 살릴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하소연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미 모든 보상이 끝났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대답뿐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토공측은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토공측에 따르면 이 지역의 경우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이식 작업 사업이 진행 될 경우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더 이상 작업을 미룰 수 없고 이미 다른 지역에서 소나무 이식 작업이 완료되어 있다는 것.


석문산단 1공구 백대현 감독소장은 “이미 공원 조성을 위해 소나무 4,000여그루를 이식, 산단내로 옮기기 위한 발주 계획이 세워져 있다”며 “문화재발굴지역의 경우 빠른 공사진행이 불가피해 벌목작업이 실시되는 것 일뿐, 환경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현재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문화재발굴지역의 소나무들을 이주민들에게 내어달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은 이미 보상절차가 다 끝났고 문화재 보호차원에서도 들어줄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토공측의 반론에 대해 주민들은 “소나무들이 아무 의미 없이 잘려져 나갈 바에야 턱없이 낮은 보상을 받은 이주민들을 위해 배려해달라는 것”이라며 “토공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묵살한다면 대규모집회까지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립각에 당진군은 “벌목행위의 적법여부에 ‘위법행위가 아니다’라는 것이 관련 실과소의 대부분의 의견으로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는 상태”라며 “현재로선 양측간의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는 게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무차별벌목 논란에 대해 당진환경단체 관계자는 “이미 4천여 그루의 소나무를 이식했기 때문에 멀쩡한 소나무들을 무차별적으로 벌목해도 된다는 토공측의 주장은 억지스럽다”며 “특히, 빠른 공사진행을 위해 보존가치가 있는 소나무마저 벌목한다는 것은 대표적인 행정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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