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민식

[당진신문=박민식]

나이를 먹는 것을 익어간다고 하는데
내가 익어가니 모든 것이 익어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은 더욱 쓰이고
관계도 깊이를 더해간다
무엇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윽해지고
마주보는 꽃도 더욱 가까워진 듯하다
오랫동안 곁을 내어준 사람
내가 익은 만큼 그도 익고
슬며시 잡는 손은 같은 향기가 난다
발걸음 마다 깊은 생각 속으로 
이제 갓 세상에 눈을 뜰 무렵
새롭고 부푼 가슴
그렇게 시작한 만남, 서로의 무엇 
그 후로 오랫동안 
눈동자 안에서 눈에 들어
주저리주저리 익어간다
노을 언덕에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니
익은 향기가 감싼다.


박민식 시인은 

강원삼척출생, 월간『시사문단』시부문신인상 등단, 가톨릭문학회원, 한국인터넷문학상 수상, 시집 : 『상체꽃 』『커피보다 쓴 유혹』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사)문학사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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