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 보이스피싱 당할 뻔 한 70대 어르신, 적극 대처로 예방
“입금 10분 만에 인출하려 해...금융기관의 대처 매뉴얼대로 진행”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공무원은 열에 아홉을 잘해오다가도 하나를 실수하면 질타를 받는다. 하지만 실상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당진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은 많다. 이에 본지는 칭찬받아 마땅한 우리 주변의 당진 공직자를 찾아 소개한다. (칭찬공무원과 칭찬릴레이는 격주로 번갈아 실립니다)

지난 27일 보이스피싱 업체의 연락을 받은 70대 할머니가 현금 3,500만원을 갖고 면천우체국에 찾았다. 할머니는 거금의 현금을 집으로 가져가기 무섭다며 농협 옆에 위치한 우체국을 들러 돈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면천우체국 최혜진(49세) 국장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을 당했음을 알아챘다.

“그날 아침 8시 40분 즈음 할머니는 우체국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왜 찾으러 오지 않느냐는 연락을 받았어요. 할머니는 카드 신청 한 적 없다고 말했고, 이에 보이스피싱 업체는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된다고 전화를 끊었죠. 곧바로 업체는 경찰이라고 속이며 할머니에게 다른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서 집으로 가져가라고 시켰죠”

할머니는 보이스피싱 업체에 속아 곧바로 농협으로 향했다. 농협에서 현금 3,500만원을 인출했지만, 그대로 집에 가기에는 무서웠던 할머니는 우체국을 찾았다. 그러나 어떠한 기관에서 개인적인 돈을 무작정 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최혜진 국장은 통장을 개설해 입금을 유도했다. 

“통장을 개설하고 입금을 완료한 할머니가 집으로 가는데 업체로부터 돈을 잘 갖고 가느냐며 연락을 받았어요. 할머니는 우체국에 통장을 개설해 입금했다고 말하니까, 업체는 ‘그렇게 하면 돈을 지켜줄 수 없다’며 협박식으로 겁을 줬어요. 할머니는 10여분만에 다시 우체국에 오셔서 돈을 인출하겠다고 하시는데,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죠”

이에 최혜진 국장은 할머니에게 돈을 어디에 사용할 목적인지 물어봤지만 아들에게 줘야 한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한 최 국장은 할머니에게 단도직입적으로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것이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눈빛이 흔들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즉시 112 경찰 신고를 통해 할머니의 재산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예방한 최혜진 국장은 당진경찰서에서 감사장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보이스피싱 상황에 따른 대처 매뉴얼대로 진행했을 뿐이라며 다른 사람들도 할머니의 모습을 봤다면 똑같이 대응했을 거라고 말하는 최혜진 국장. 

한편으로 최혜진 국장은 할머니가 거금의 돈을 들고 우체국을 찾은 이유를 우체국이 주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골의 작은 우체국이라 최혜진 국장을 포함하면 전 직원이 단 두 명 뿐이라는 면천우체국에서 최 국장도 창구에서 우편물 접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과의 소통의 시간이 많았다고 말한다.

“올해 3월 면천우체국으로 발령받고, 비워진 국장 자리를 보고 우체국장 어디 갔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마다 ‘제가 국장입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모두 놀라시며 미안해하셨죠. 지금은 주민들이 먼저 저를 알아봐주시고 지나는 길에 먹을 것 갖다 주신다고 찾으시는 주민들도 있어요. 아마 주민들과 소통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고, 저희를 친근하게 여겨주셨기 때문이겠죠”

지금처럼 창구에서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최혜진 국장은 마지막으로 보이스피싱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예방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내 개인정보를 안다고 절대 넘어가서는 안되요. 그리고 금융기관을 비롯해 공공기관에서는 개인 정보를 비롯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에 대해 절대 물어보지 않아요. 보이스피싱인 것 같은 연락을 받으면 무조건 의심을 갖고, 전화를 끊은 후에 해당 기관이든 경찰로 확인을 꼭 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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