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어울림여성회 이영희 사무국장
미술 재능 기부로 수업이 필요한 분들에게 봉사 펼쳐
“나의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정말 보람찬 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칭찬공무원과 칭찬릴레이는 격주로 번갈아 실립니다.) 

“튜엣을 처음 만났을 때 아이의 눈빛은 정말 잊혀지지 않아요. 그림을 향한 갈망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함이 그대로 담긴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죠”

그녀의 아주 특별한 제자 베트남 소녀 튜엣. “한국에 온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던 17살 튜엣을 처음 만났던 순간, 그때 튜엣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아이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고, 나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 같았다”며 튜엣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결혼과 동시에 고향 당진으로 돌아온 이영희씨(44세)는 당진어울림여성회에서 미술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본인이 가진 재능을 나눔하고 있다.

당진어울림여성회 손만세(손으로 만드는 세상)동아리 창립 멤버 이영희 사무국장은 7년째 매달 2회, 지체장애인분들이 소속된 단체에 찾아 대상자들에게 맞는 미술 재료를 갖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8년에 만난 튜엣의 미술 수업도 맡고 있다.

이영희 씨의 아주 특별한 제자 베트남 소녀 튜엣.
이영희 씨의 아주 특별한 제자 베트남 소녀 튜엣.
베트남 소녀 튜엣의 작품들.
베트남 소녀 튜엣의 작품들.

어머니의 재혼으로 당진에 온 튜엣은 서툰 한국어와 이국에서의 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을 터. 결국 학교를 자퇴한 튜엣은 당진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튜엣이 미술을 좋아하고, 미술에 소질이 있다는 점을 센터의 한상현 사무국장이 먼저 알아챘고, 이영희 사무국장에게 튜엣의 일대일 미술 수업을 부탁했다.

하지만 튜엣의 미술 수업을 부탁받은 이영희 사무국장은 아이의 뛰어난 감수성과 미술 실력을 자칫 해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아이의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영희 사무국장.

튜엣과의 첫 미술 수업에서 이영희 사무국장은 “너의 감수성은 해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시작으로 미술의 기초부터 수업했고, 다행히 튜엣은 이해하고 잘 따라줬다. 그리고 그렇게 2년 동안 매주 하루씩 미술 수업을 진행했다. 

이영희 사무국장은 “처음 튜엣의 그림은 어두운 면이 보였지만,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튜엣은 밝은 그림도 많이 그린다. 최근에는 튜엣의 그림이 전시장에서 판매가 되기도 했을 정도”라며 제자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이영희 사무국장의 배려와 관심 덕분에 한국어도 잘 하는 튜엣은 지난 해 고등학교에 다시 입학했고, 학교 내 미술 동아리에도 가입해 친구들과의 미술 작업은 물론 개인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미술이라는 재능을 나누며 봉사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이영희 사무국장은 “내가 가진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게 보람차고 뿌듯하니까, 그래서 힘이 나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희 사무국장은 “원래 미술을 전공했지만 나 역시 아이를 낳고 10년 동안 일을 할 수 없었다”며 “당진어울림여성회에 가입하고 다시 미술을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 모임에서 내가 가진 재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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