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장으로 동시 선출된
당진시 정미면 사관리 최기열, 강종순 부부
“건강 허락하는 한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파”
“다음번에는 마을 젊은분들이 맡아 이어지길” 

“동네 가꾸기를 위해 봉사하고 어르신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이 시간을 통해 우리 부부는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매우 행복하답니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2020년 경자년 새해 당진시 정미면 사관리의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장으로 선출된 최기열(68세) 씨와 강종순(69세) 씨는 부부다. 

최기열 씨와 강종순 씨는 부부의 연을 맺고 46년의 결혼 생활 동안 많은 시간을 마을을 위한 봉사를 펼쳐왔다. 특히 최기열 씨는 정미면에서 마을 반장과 노인회의 상조회장 및 총무를 맡아오면서 이웃과 화합을 잘 이루었다는 이유로 1998년에 내무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고.

이렇게 동네 일이라면 두 팔 걷고 앞장서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아내 강종순 씨 역시 열정 엄마이자 아내다. 농가주부모임을 비롯해 적십자봉사회의와 생활개선회 등 여러 단체에 가입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사관리마을회관 바로 뒤편이 집이라는 이들 부부는 매일 회관으로 같이 출근한다. 이후 동네 어르신들이 드실 식사 준비부터 마을 일손을 돕는 등 많은 시간을 이곳 마을회관에서 함께 보내고 있다. 

새마을지도자 최기열 씨가 “새마을지도자는 마을의 일거리가 생기거나 행사를 치러야 할 때면 앞장서서 이장을 도와주고 일손을 나누는 거죠”라고 설명하자 옆에 있던 아내 강종순 씨 역시 “부녀회장도 같은 의미예요.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것이 아닌 그저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음식을 나누고 마을 일을 돕는 거죠. 그게 좋아서 이번에 또 맡게 됐네요”라며 남편을 거든다.

최기열 씨는 “사관리 주민들과 어르신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번에 새마을지도자 직을 맡았는데, 사실 아내가 더 대단합니다. 아내는 부녀회장을 23년 동안 해오다 다른 사람에게 맡겼었는데 이번에 다시 부녀회장직을 맡게 됐으니까요”라며 아내 자랑에 나섰다.

사실 아내 강종순 씨는 30여년전 처음 부녀회장으로 선출 된 이후 23년 동안 임기를 지냈던 베테랑 부녀회장이었지만, 15년 전 갑작스런 유방암 진단을 받으며 부녀회장직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은 물론 남편 최기열 씨도 완강하게 말라는 바람에 8년을 더 부녀회장으로 지냈다.

최기열 씨는 “아내는 부녀회장을 천직으로 여기며 즐거운 마음으로 늘 동네일에 앞장섰고, 그 일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아프다고 그만두면 아내가 더 쓰러질 것  같아 부녀회장직을 권유했죠”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종순 씨는 “귀찮고 싫으면 안 할건데, 제가 어르신들하고 밥 한끼 하면서 어울리고, 특별한 날이면 요리해서 함께 나눠 먹는 것이 좋다보니 거기서 나오는 행복이 제 건강을 되찾아준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부녀회장을 또 맡게 됐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기열, 강종순 부부는 끝으로 “마을에 젊은 분들이 많아져서 그 분들이 저희를 이어서 새마을 지도자와 부녀회를 맡아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우리 부부는 동네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며 잘 지내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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