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새해에는 뚱뚱한 지갑과 날씬한 몸매를 주세요. 지난해에도 이 기도 드렸었는데 주님께서 거꾸로 주셨어요. 올해에는 뒤 바뀌는 일이 없도록 해 주세요.”

새해 아침 올해는 꼭 살 뺄거라며 지인이 보내 온 톡 메시지를 보고 빵 터졌습니다. 우리집 장남도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날씬한 근육질 몸매를 기원해 보지만 마음은 원이로되 도통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더니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단 지 오랩니다.

‘비만을 방치하면 성인병이 생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비만도 질병으로 분류했다’는 등의 잔소리를 해대며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고, 소식할 것과 운동을 강조해왔지만 “어머니께서 마르신거지 제가 그리 뚱뚱한 것은 아니다”며 꿈쩍도 않더니 최근에 자발적으로 탄수화물을 확 줄이고 헬스장을 향하는 이변이 생겼습니다.

두어 달 전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반값 세일하는 스마트 인바디체중계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체중계를 구하려던 터라 자세히 살펴보니 보건소에나 가야 체크할 수 있었던 인바디체중계가 3만원도 안 되는 값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당장 구입하고 마이핏 앱을 다운 받아 올라서 보니 체중부터 비만도, 체지방, 근육량, 체수분, 골격량, 기초대사량, 내장지방, 피하지방, 단백질 비율, 신체나이, 표준체중, 순수근육량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데 얼마 전 당진시보건소에서 체크한 결과와 같아 깜짝 놀랍니다.

감사하게도 모든 결과가 표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만족합니다. 다만 기초대사량이 낮다니 근력운동에 비중을 더 두고 변화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2박3일 여행 다니며 운동은 생략하고 과식을 즐기다보니 어김없이 체중이 불어나 있습니다. 확연하게 늘어난 사실을 체중계에 올라가 보고 알게 되면 덜 먹게 되고 운동은 더 하게 되니까 적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적정한 체중은 1년 동안 복용해 왔던 고혈압 약을 끊게 해 주었고 이유 없이 피곤하다 느끼며 천근만근 무겁게만 느껴졌던 몸이 가뿐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이 됩니다.

인바디체중계의 우리집 입성은 누구보다도 장남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체중계에 녀석이 올라선 순간 모든 수치가 과하거나 비정상이거나 위험을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정상인 것이 없습니다. 덮어놓고 ‘설마’ 했던 체중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선 것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백 마디 잔소리에도 꿈쩍 않던 녀석은 그날부터 당장 식단 조절과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매일아침 체중계에 올라 1킬로그램씩 차츰차츰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보며 희망을 갖습니다. 모든 수치가 ‘표준’이라고 말해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집 가장에게도 변화가 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소식하며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중감량에 효과를 거둔 이래 나름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인바디체중계에 올라 선 순간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체수분은 심히 부족하고 근육량, 단백질량도 부족하며 표준체중과는 한참 거리가 멀고 감량해야 할 체지방도 만만치 않습니다. 짐작으로 ‘이만하면 됐지’ 하고 방심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습니다. 이후 소상하게 알려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물을 더 마시려고 노력하고, 부족한 단백질은 더 챙겨 먹고, 늘어난 체지방 감량과 부족한 근육량을 위해 운동 시간과 횟수를 늘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집 늦둥이 녀석이 체중계에 올랐습니다. 저체중에 모든 것이 부족한 것으로 체크되면서 오히려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보고 놀랍니다. 스스로 골고루 더 많이 먹고 덜 움직여야겠다 다짐하는 계기가 됩니다. 스마트한 시대에 똑똑한 체중계를 만나 온 가족이 건강한 삶의 기본이 되는 ‘표준’을 향해 달려갑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소망을 이야기 하고 거창한 계획을 세워 설령 이뤘더라도 건강을 잃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덮어놓고 지레짐작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스마트한 시대에 스마트한 건강관리로 매일 매일이 활기가 넘치는 삶을 살아 소망한 일, 계획한 일 다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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