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배식봉사에 참여한 당진주재기자단
22일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배식봉사에 참여한 당진주재기자단

한때 테니스 스타를 꿈꾸던 대학생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꿈을 접게 되었습니다. 이후 세탁소, 케이블 방송, 자동차 운전 학원, 광고 업체 등 여러 가지 사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렇게 낙담한 가운데 머리를 식힐 겸 떠난 아르헨티나 여행에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그가 그곳에서 본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신발'이었습니다. 바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즐겨 신는 '알파르가타'라는 신발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캔버스 천으로 된 이 신발의 품질을 개선해 외국에 팔면 인기를 끌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는 '맨발'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가난한 아이들이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보았던 것입니다. 당시 아르헨티나에는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은 발에 상처가 나고 파상풍 같은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신발과 맨발을 동시에 목격한 그는 생각했습니다. '신발 기부를 사업과 연결하면 어떨까?'

이 남자의 이름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였습니다. 소비자에게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다른 신발 한 켤레를 가난한 아이에게 기부하는 이른바 '일대일(one for one)' 기부 원칙의, 세계적인 '탐스슈즈(Toms Shoes)'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좋은 상품이 될 것 같은 '신발'을 바라보는 사업가의 눈에, 신발을 신지 못한 아이들의 '맨발'이 함께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상 한 귀퉁이에 아름다운 사랑을 수놓았습니다.

지난 20일 목요일 밤 올 한 해 동안 나눔으로, 혹은 봉사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사랑을 실천해 온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을 당진시노인복지관 측에서 초청해 노고를 취하하는 감사의 밤 행사가 열려 참석해 보았습니다.

행사 순서 가운데 봉사자들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어떤 분들은 금전으로, 어떤 분들은 매일, 어떤 분들은 주마다, 어떤 분들을 한 달에 한번이라도 주기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수천 명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요.

당진주재기자단 이름으로 한 달에 한번 있는 배식봉사마저도 내 일을 우선으로 여기며 뜸하게 참여했던 것을 급 반성하는 자리가 됩니다.

시간이 있어도 놀망정 봉사를 멀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없는 시간을 쪼개고 넉넉지 않은 생활비를 아껴 기꺼이 나누고 봉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봉사 받아야 할 70대 나이에도 건강함에 감사하며 배식봉사에 참여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우리는 일로써 생계를 유지하지만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은 어떤 삶이 값진 인생인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자꾸만 추워져 없는 사람 더 웅크리게 만드는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인색하게 굴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 더욱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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