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삼베옷 걸쳐 입고새벽 첫차로 떠난 시인물감을 풀어 놓은 듯흩어진 발자국엔 빗물만 고여 있네창엔 빗물이 흐를 것 같지 않던당신이 떠난 자리풀죽은 꽃 한 송이 울고 서있네내리는 비로촉촉이 젖은 영정다 닳아버린 삶이기억 속으로 타들어가네 --------------------------약력'00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 등단, 매월당김시습문학상 '10 문예사랑 신춘문예 당선, 시집: 벽에 걸린 세월 '20 아버지의 쟁기 ‘20충남문화재단 수혜 (사)한국문인협회. 충남시인협회, 당진문인협회 이사, 당진시인협회 이사
바위 틈새 사이로해맑은 미소산구절초 피었어요,나뭇잎 떨어진 그곳에하얀 꽃구름 앉아서외롭지 않답니다,생활 속거리 두기비대면 아무리 외쳐도구절초 향기는 살아있어요,약력 강원 문막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부문 신인상 등단, ‘문학고을’ 공로상, 공저시집 『마섬에 부는 바람』 시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 활동
그때는 왜 몰랐을까꽃향기에 취하고꽃빛깔에 취하여나도 모르게 살짝 스치며 꽃 가시에 찔린 깊은 상처살 속으로 점점 파고들어왔다온몸이 아려왔다잘 보이지 않은 가시를 빼내고상처에 소독하고 덧나지 않은피부 재생연고를 바르며 치료를 했다이제야아물어져가는 상처를 보며꽃도 독한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약력본명 정숙자, ‘18계간 『문학사랑』 시부문 신인상,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시 당선, 당진문화원 주부백일장 수상, 국제계관시인한국회원(UPLI), 당진시인협회원
앉을 때까지 기다린다오래도록기다리는 것이 외롭고 지치지만 낙엽 소복이너를 안 듯 안아주고하얀 눈 소복이안아주며 너를 기다리고심장에 까맣게 가시가 박혀도가는 길이 힘들고 외로운 자누구든지 안아준다빈손으로 오가도 말없이 언제나 포근히 안아주는 숲속 빈 의자아직 오지 않는 그대를 기다리며약력홍성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 공저 「한국을 빛낸 문인」 등. 문학세계문인회원, 당진문협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 활동
수렁 같은 심산유곡에 오르면물소리 바람소리떡갈잎 나부끼듯 들려주지요물이 소리를 내고 바람이 소리를 내면 사람들은산이 좋아 물이 좋아 바다가 좋아힐링을 위해 서로를 위로하지요물소리 바람소리는 인위적 소리가 아니라 그만 자연의 음원이란 메타퍼에오늘을 사는 우리들 자연의 소리에 위안 받으며 살지요자연은 고귀하고 아름다운 천지 창조물사람들은 자연사랑 자연보호에 지속가능한 지혜모아 기 살리며 살아요.약력경희대행정대학원 졸, ,90월간「문학세계」시,「시조문학」시조, 「소년문학」동시조 등단, 시집 : 『겨울나기』『붉은 무지개 외 다수, ’20충
바람은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종류바람맞으러 온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입속은 우물거리며 넘기는 슬픔땅바닥에 나뒹굴어 쓸쓸함을 굴린다바람은 진실을 외면하고 돌아서지만쫓아가 붙잡아 보지만 소용없는 매개체날씨는 구질구질한 먹구름누군가 내 주위를 맴돌다 가버리는 공원벤치는 혼자이기 딱 좋은 장소우산을 두고 앉기에 좋은 학습장끝내 오지 않는 기다림의 장소누군가 슬픔을 가져가는 날약력2017 「시와 정신」 시인상 등단, 충남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 시집 : 2017『서해에서 길을 잃다』, 2019『우리 밥 한번 먹어요』 출간
무성한 가시밭 길서녘 달빛 머금은 채꽃 대궁에 온 우주 달려들어꽃잎을 연다공작 꼬리 펴듯바르르 떠는 숨결절정의 장엄,숨 고르며 바라보네약력당진출생, ‘10년「심상」』신인상 등단, 시집『매화꽃 펴야 오것다』 시집:『가슴으로 사는 나무』’16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올문학상, 한국시인협회,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당진신문=강우영]고운 잎 상할까꼬옥 쥐어도 못 본 체순백의 고고함에 흠이 될까만지작거리기만 한다하얀 목련마지막 송이처럼 놓쳤구나들꽃은 저리도 흐드러지는데빈 가지만 바라보는 아쉬움다음 해 저 자리다시 피길 기다리는간절한 기도약력 당진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순수문학회, 호수시문학회, 당진시인협회원, 현 당진농협장
[당진신문=이금자]시詩를 낚아 보려고 바다로 나갔다.지구 끝 어디론가 물을 덜어내고홀쭉해진 바다는 쉬고 있었다.당신 향취 닮은 바다내음온몸으로 퍼지는 알싸함아무도 알 수 없는 뜨거운 신비바다는 사랑을 안다.그런 나를 경계하는 갈매기 한 마리 머리 위 선회하며 끼룩인다.깎이고 깎인 조약돌바다는 많은 것을 훈련시켰다.지구를 휘감아 살아 꿈틀대며때론 거칠게 때론 잠잠히바다는 생명을 출발시킨다.나, 때때로 바다에 서서사랑의 완성을 투정하고안 낚이는 시(詩)로 휭 돌아서도바다는 여전히 내 편이다.약력 「문학세계」 시 등단. 「문예사조」수필
[당진신문=박민식]좀 헐렁하게 살자우리 동네 집을 못 지어 남은 작은 빈 터주차난에 오아시스 같은 숨구멍이다빈 곳이 널널한 바람 숭숭한 하루가끔 남의 장단에 춤도 추고똥마려운 차 끼워주기도 하고먹고 살려는 거짓말에 사기도 당하고실없는 소리에 웃어주기도 하고자식 자랑 부인 자랑 팔불출도 되고오늘이 며칠인지 몰라도 장날인줄은 알고나이 드니 대충 보고 대충 듣고내가 손해 보면 니가 이익을 보는내 삶은 우리 삶으로 풍성하다내가 내어주고 니가 챙기면 믿질 것도 없지우리 같이 길을 가는 사람내 빈 곳이 널널하면빈터에서 함께 놀 수도 있는 것을
[당진신문=권철구]길섶을 꾸미듯 늘어선풀들의 존재는뜬금없이 다가선 건달부르지 않은 손님의 당혹함애써 다듬어 꽃밭 만들지 않아도 언덕배기 당당히 차지한 다방 마담같은 꽃굳이 꽃이랍니다, 덕지덕지 화장하지 않아도 연인 손가락 차지하는 풀꽃 환생한 듯 다가서는 아쉬움무명치마저고리 입은 엄마토끼풀 꽃은 토끼가 좋아하는 풀입니다엄마가 좋아했던 나도너처럼 언제나 행복이었으면...------------------------------호 香丹,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현대계간문학」작가회 행사분과위원장, 시집 : 『누름』
[당진신문=임종국]고개 넘어 십 리 길읍내서 돌아오다길 옆 투박한 마루에 앉으면할머니가 웃음 얹어 주시던 금가루 바른 감찔레 덩굴을 헤치고 나와아침 해를 맞으려던 곳에서또 건너야 할 강을 보았다며할머니는 하늘을 쳐다보셨지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할머니 소문은 심심해서 할머니 찾아 가버리고빈집 마루엔 가을볕만 딩구네 마루 안벽에 철 지난 달력 하나빨간 동그라미 속의 날짜그 숫자에 숨어 있는 비밀은 떠나며 남겨둔 할머니 행복할머니 집 앞 감나무까치밥이 풍년인데홍시를 앞에 둔 까치는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당진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시부문
[당진신문=배학기]지는 해야 강렬하다더니석양노을 붉게 타너는 알리야. 나 젊어봤다너는 알리야. 너 늙어봐야정대훈 시조시인께서청춘이 한창인 것처럼 두발자전거 타고 농로길 오셔서 오디산뽕을 만병통치약 정력증강제라며 학전 안방에 앉아서쇠주와 사골꼬리곰탕도 잡수시고내일 또 오디산뽕따 잡수시러 오신다네요.한번 왔다 가면 십년 씩 더 젊어진다 하시더니흰머리도 파래진다네요청매실처럼 토실토실허허! 나도 덩달아서 웃지요약력: 계간『서석문학』신인상 시 등단.‘76 『신동아』신춘문예 입선, (사)한국문인협회원. 사)심훈기념사업회(한국인간상록수시인).
[당진신문=홍윤표]오월의 햇살아래 맨발로사구砂丘에 앉아 두 손 모으고 싶을 때산사의 깊이는 점점 겨울눈처럼 쌓여 가니절 뒷산에 우는 뻐꾹새 산울림은봄 숲속에서 기포를 날렸다해마다 나이테가 쌓이면서 거부할 수없는뉘우침에 숲은 울창하게 우거지니심산유곡에 자리 잡은 절에는 숲의 속삭임을 알고산은 산대로 깊은 인연을 품고 있었다솔바람 사이로 빽빽하게 우거진노송 속에 수직한 나무들이 늙어 어깨가점점 무거워지자 권태기를 벗어나면숨이 가빠 나무도 눕고 싶을 때가 있다 말하면운주사 와불臥佛은 아닐지라도바로 누워서 합장한다면 와불하라 전하겠다언제나
[당진신문=정다온]당진천 유채꽃길이 활짝 열렸다수채화 보다 더 예쁜 길걸어도 걸어도끝이 없는 노란 꽃길이다누가 그렸을까햇살일까바람일까내 키보다 더 큰 유채꽃작은 키를 재며 시원한 언덕길을 출렁이는 꽃길을 따라 걸었다노란 꽃가루 신발에 옷에내 여린 가슴에 묻어와아직도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걸어도 걸어도 걷고 싶은그 꽃길 오늘도 걷는다.약력경북 영천 출생, 본명 정숙자, 계간『18문학사랑』시부문 신인상 등단, 한민족통일문화제전 詩 수상, 당진문화원 주부백일장 수상,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활동,
[당진신문=오옥섭]어두웠던 겨울그림자 사라지고 목련 꽃망울 산고의 통증으로 부대낀다 계절의 모태 속에서 꿈틀거리는새 봄 실눈 비비고내 그림자와 걷고 있는 숲길에는 흙냄새 풀냄새 풍기며 덤불 속 연두빛 군락을 이룬다둔덕 에 숨어 사랑하다 들켜버린 장끼와 까투리 놀란 목소리 산을 깨우며 날아가고 바람에진달래 꽃망울 재촉하며 지나간다 봄을 나누고 싶은 그리움 가득한 날 모두를 품어주는 자연 앞에 하소연하며또 다시 바라만 보아야하는 낯선 경계에서 헐렁해진 마스크 다시 여미고봄을 걸어본다.약력당진출생, 계간 「한국문인」 詩 신인상 등단. 토
[당진신문=서연자]꽃바람이 춤추고흰 작약 꽃향기가 가득 하네요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서꽃망울 터지는 소리 아름다운데흘러내리는 꽃무늬 마스크가어수선한 봄을 쓰고 있어요안개 속에 펼쳐진 그리움들햇살 곱게 퍼지는 날은기다림이지요.약력 강원 문막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신인상 등단, 공로상, 공저시집 『내포 뜰에 부는 바람』 시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작품활동
[당진신문=김소정]청양고추처럼 파란 수세미머리털은 뻣뻣하고 성질은 까칠하지만 검게 탄 냄비그을린 솥도그의 손만 거치면 반짝거린다 식탁에 올려진 찌개 청양고추 넣어칼칼한 맛이 제 맛이고주방에서는 파란 수세미손길이 닿은 그릇마다산뜻하게 윤이 난다맵거나 까칠해서 성질은 있지만.약력 홍성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문학세계〉문인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 활동
[당진신문=허가은]나에 영원한 등불이지즐거울 때나 아플 때도언제나 마주 보고 응원하고 위로했지아름다운 꽃들 만개하는 계절냉혹한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너만 믿고 세상을 바라보며살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거울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너를 따라 바다 건너 하늘 끝까지 함께 가야 할 등불.약력 강원 홍천출생, 「착각의 시학」 등단, (사)한국문인협회원, 착각의 시학 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 활동함
[당진신문=이정음]문자가 날라 왔다해당 방문자는 보건소선별 진료소로 검사바랍니다언제나 먼발치에서 봤던내게도 힘센 어둠의 세력이 이 목숨 잡으려고 가까이 왔구나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밤새 뒤숭숭 꿈자리가 사납다아직 죽음도 모르고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만약 그것이 내 몸에 왔다면나는 그것과 전 생애를 걸고 싸워야 하는데 그런 힘이 있을까가보지 않은 길은 늘 두렵다그것이 내게 와도 하늘의 뜻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하리라그것이 내게 지나가도 하늘의 뜻하늘의 명을 받들어 살리라딩딩댕 아침에 이상 없음 코로나19 문자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