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쏟아 붙던장맛비가 그치고구름이 하늘을 감싼 아침 아내는 양동이를 들고 들깨 모를 뽑으러 밭으로 가고나도 장화 신고 뒤따른다한 양동이 들깨 모를 들고밭으로 가서 나는 서너개씩 떼어주고 아내는 쪼그려 앉아 열심히 심는다날씨는 우리몸을 짖누르듯찌는 날씨를 선사하니몸속의 일부였던 땀이내 몸속에서 빠져나와 얼굴과 온 몸을 적시고안스러운 마음에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니얼굴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고장맛비 내리듯 굵은 땀이얼굴을 타고 흐른다
저, 풀 좀 보세요길을 가다가풀을 보고 또 풀을 본다도로 트렌치 아래풀 위로 차가철커덕 철커덕- 쉴 새 없이 지나고사람들이 하도 밟아서푸른 살점 찢기고푸른 뼈가 뭉개져도쓰러질 듯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천하장사처럼 풀은 일어났다너도 힘껏 일어날 수 있어약력경북 영천 출생. 신인 등단, 한민족통일문예대전 우수상. 시집 : . 공저시집「당진의 시인들」외, (사)한국문인협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문인협회원. 호수시문학회원, 현) 당진시인협회원 활동
봄비 내린 질퍽한 호수에평온한 은총이 넓게 앉았네제방에는 제비꽃 가늘게 웃고하얀 백로가 호수에 서서외롭게 사색하며 말이 없다임을 만나기 위한 그리움인가다시 멀리 날아오르면잿빛 하늘이 호수에 가득하고 엷은 능수버들 길게 늘어져봄바람에 하늘거리니철새들은 춘정春情에 부산스럽다약력합덕출생. ‘91년 과 신인상 등단, 시집 :『내가 태어난 것은』『바람의 노래/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 』출간. (사)한국문인협회원, 당진문협부지부장, 연호시문학 창립회장 역임, 한국문화해외교류당진지부장. 당진시인협회 이사
알박기 논란을 자초한 당진시 세무과의 행동은 경솔하고 무책임으로 밖에 해석할 수밖에 없다. 토지 특성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체납자의 토지를 공매로 처분한 결과, 알박기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교통 체증과 안전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당진시는 이번 사례에서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주의와 무능한 대응을 보였다. 공매 신청 과정에서 당진시는 당진안신타워 입주자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으며, 토지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공매를 진행했다. 시민들의 안전과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 삽을 들고 논둑길을 따라들판을 둘러보고 집으로 와서 마나님이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밭으로 가서 감자 마늘을 수확하니적삼은 이미 살에 달라붙고머리에 쓴 모자 밑으로 땀이 얼굴을 타고 땅에 떨어지니땅은 땀의 결실을 선사하고갈고 엎고 심고 가꾸어결실을 맺은 모든것이땀으로 이루어진다
틀에갇힌지구가궤도에서벗어났다재봉선을따라순항중인아버지졸음이쏟아지는난로앞옷소매단추를다는엄마칼날주름잡는다림질은항상내몫이다꼼지락거리던졸음은천정에서쏟아져내렸다누빈구름이허리춤에걸리면천들이다림질에다리를쭉쭉펴고뿌연연기를뿜어대며신속하게달린다잠의끝선을초롱초롱한눈망울들이쫓아간다손길이스칠때마다곧게펴지는나른한길인기척이개의귀를쫑긋세운다속살이훤히비친안개속터진실밥위로누군가걸어온다잠가도잠기지않는잠의수도꼭지벽면을따라내게다가오는늪은항상지느러미였다두팔을벌리고벼랑끝에서날개를펴고항해를하는아버지의문이자라는공간양복천위에서단추가엄마를뜯어내고있다약력‘17 「시와 정신」 신인상
예산이란 당진시의 1년간 세입 및 세출에 관한 예정계획서다. 편성권한이 있는 시장이 예산안을 제시하면 시의원들은 2가지를 고민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시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어있는가? 지출예상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걷어서 국민을 힘들게 하지는 않는가? 왜냐하면 경제 3주체인 정부, 가정, 기업 중에서 유독 정부만이 이익을 안 남기는 것이 미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스로 돈을 벌어 사용하는 조직이 아니라 구성원의 갹출로 조성된 예산을 운용하는 심부름센터다.하지만 앞서 두 가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집행부가 사용하겠다고
성평등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가늠하는 주요 키워드다. 성평등 가치 확산은 개인에게, 조직에게 플러스이며 필수 가치다. 역으로 해석하면 성평등 하지 않은 지역은 마이너스, 성평등하지 않은 개인, 조직은 성공을 해도, 승승장구해도 한 번에, 단숨에 끌어내릴 힘이 있다.충남도정, 서울시정을 이끌었던 과거 단체장을 상기해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여성들의 의식도 발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쩌면 그 변화의 주도를 견인하는 것 또한 여성일 수 있다. 여기서 ‘여성’은 생물학적 여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
밤꽃 향이 코를 할퀴는산밑 귀퉁이에 땀으로 젖은 적삼과얼굴을 빨갛게 물들인흐르는 땀을 닦으며 감자를 수확하던 손을 놓고 그늘에 앉아 어르신들은 잠시 옛 추억을 담소 한다 어르신들의 땀으로농토가 일구어졌고살아있는 땅이 되고지금의 땀이농토를 살리니그분들의 땀은땅을 살리는고귀한 피인 것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는 5월 24일 2기 첫회의를 시작하는 등 ‘2기 활동’에 들어가면서 다시금 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국회와 정부는 명확한 연금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올해의 화두는 단연코 “연금개혁”이다.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 한 푼도 못받아”, “매월 18만원 내고도 연금 한 푼 못 받을 수 있다니 걱정스럽다.” 라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줄 수 없으니 정부는 연금개혁을 하자고 하는 것인가?정답은 “아니다”이다. 기금이 소진됐다는 이유로 연금을 주지
나를 죽인 자는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을 하는데죽은 나는 원통해도 말을 못하네걱정도 두려움도 없는 창창한 젊음을 돌연 접고꽃 피고 또 피는 봄날에 갑자기사랑하는 사람 사랑할 사람 모두 남겨두고해야 할 일이 많은데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이제 시작하려 했는데추방 당하 듯 다른 별을 향해 가네21세기 물을 먹고 자라나귀신이 되어 나타날 수도 없고영靈도 혼魂도 이 별에 남을 수 없어 나 때문에 눈이 퉁퉁 부은 지인의 꿈에 찾아가 말해 볼까나영문도 모르고 죽은 이 억울함을살아온 눈부신 날들의 기억을홀로 떠나는 이 쓸쓸함을......약력 강원 삼
혼자는 부끄러운지 무리를 지어 피는 들꽃걷는 길 마다피어 있는 들꽃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잠시 길에 앉아 아내의 머리에 꽃을 꽂으니꽃에게 꽃을 꽂았네
먹던 꿀단지 사계절 가도록서로 호흡하지 않아 숨콱 막혀 맛을 주지도 맛을 볼 수도 없다굳어버린 뚜껑열고 열어 봐도 미동 없어슬픔만 어른거린다빨개진 얼굴만 밀려왔다 부닥친다촛점이 또렷한 뜨거운 가슴 맞대지 않아 마음 꿀단지 속 별 떨어진다마음 상한 별 마음에무겁게 부숴진다사랑은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서약력순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데뷔,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 16』 외 당진온누리합창단장. 당진환경운동연합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활동
아침까지 비가 오더니구름만이 밑을 내려보고 있다기영이 성훈이 석빈이 동생들이일을 거드러준다고 왔다트럭을 몰고 논으로 가서 예쁘게 잘 자란 파라모를 조심히 차곡차곡 차에 싣는다잠시 후 원용이 친구가 와서 합세하고동생들과 친구는 구슬땀이얼굴에 줄을 긋고 있다 논에서 이앙기에 차례로꽂고 얹고 실으니논에는 푸른 그림이 정성껏 그려지고올해도 기영이 성훈이 석빈이 동생들과 친구 원용이의 도움으로 풍년을 이루겠네
“큰아버지, 저 공부하고 싶어요! 중학교에 보내주세요” 솔샘이 초등학교 다닐 때 일입니다. 이웃집에 사는 착한 사촌 형이 우리 집 마당에서 울고, 딩굴면서 부르짖었습니다. 그 사촌 형의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의 바로 밑에 동생이고, 그분은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가셔서 소식이 없다고 했습니다.홀로된 사촌 형의 어머니하고 형과 누나 그리고 두 여동생 등 여섯 식구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사촌 형은 어렵사리 먼 송악중학교에 입학했고, 소원이던 공부도 조금 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뒤 사촌 형네 여섯 식구는 인천으로 이사
찔레꽃 하얗게 피던 계절사랑의 가시에 찔린 내 가슴붉게 번지는 핏빛 멍가슴 저미는 아픔에 울었다서글픔을 감추려 그늘에 숨어숨죽여 우는 눈물흰 꽃잎에 방울로 떨어져노랗게 물들어 가는데떠난 님을 부르며 우는 비둘기절절히 흘러 쌓인 눈물기어이 애잔한 폭포가 되어가슴 시린 오월은 이별로 내려앉았다.약력강원 원주 출생. 계간 「문심」 시와 시조 신인상 등단. 부산문학 아카데미 이사, 부산문협우수시인상. 공저시집 : 『당진의 시인들』 16집, 현) 당진시인협회원
[당진신문] 당진시 자체종합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지적되는 사안이 가볍다 하더라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당진시에서는 지적만 할 뿐, 실제로는 문제들을 무시하거나 대충 넘어가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비춰 질수 있기 때문이다.자체종합감사는 당진시의 효율적인 운영과 투명한 업무처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에 대한 조치 수준이 부족하다면 감사의 목적이 퇴색되고, 결국에는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가뜩이나 당진시 행정에 불신을 품고
농부들의 땀 향기가가득한 들판모를 심는정성의 향기가 더하고푸른 모가 꽂히니들판에 푸른 향이 채워진다아카시아꽃 향이은은하게 코 밑에서 맴돌고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농부들의 발걸음 축복하소서
객지에서 고생하다집에 오면 별 보며자고 싶다는 딸앞바다 낮 동안 데워진모래알에 나란히 누워별*을 본다파도소리 멀어지면찰랑,별이 떴다 진다별 뜬 곳 없고진 곳 없는 하늘가만히 볼수록가슴 환하다*지금도 그대로 부르는 딸의 배냇 이름.약력당진 출생. 20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공저 산문집: (사)한국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외 다수 활동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이는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명언이다. 우리가 효도를 하고 싶어도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시어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의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 엊그제가 희미해져 가는 효를 생각하게 하는 어버이날이었다. 우리는 효를 논함에 있어 종종 까마귀를 예찬한다. 까마귀는 다 성장하고 나면 자신을 먹여 키운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구해 씹어 먹여준다. 이래서 까마귀를 반포조(反哺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