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쑥과 풀을 태워 모기불을 놓고 옆에서는 우리집 큰 일꾼 누런 소가 꼴을 먹고 되새기며 하품을 하고 마당에는 밀집 방석을 펼쳐놓고 호밀 수제비를 만들어 반찬은 무 짠지와 김치 뿐인 밥상이 나온다 다 먹고 나면 할머니 무릎을 베고 별들이 펼쳐져 있는 하늘을 보면 할머니는 구수하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시고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순간 하늘과 별이 자취를 가추면나는 아침을 방에서 맞이하며 기지개를 켠다
황금 빛 태양을 따라 초목에서 태어나잡초처럼 흔들리며 도시와 시골에 수놓았습니다아버지만 흉내 내면서 한 평생그 누군가를 위해 산길을 닦아 놓았습니다안개 꽃 지천인 산골에는계절 따라 산색도 날마다 달라지다가한 편엔 꽃들도 이별을 준비하겠지요?이름 모를 산새들인지, 공작새들인지호수 속살에는 청 아 한 메아리 소리가떠오르던 시골 동네가파른 산길을 한없이 걸어가 보니계곡 물줄기는 꽃길을 수놓았을까요?올라갈 땐 지옥 문내려올 땐 천국 문 같았던내 인생.약력시인, 계간 《서석문학》 등단 사)동국학원 원장. 사)學田문학관 원장. 한국인간상록수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당진시의 특징만을 살펴보면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 중 시장을 비롯해 지방의회 의원 다수가 공무원 출신이란 점이다. 30년 동안 계속된 지방선거에서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처럼 많은 수의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당선되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보통 공무원 출신 공직자가 당선되는 경우는 뛰어난 능력이 인정되었다거나 상대적으로 정치의식이 낮은 향촌 지역에서 당선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던 점
일에 지친 사람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즐기고 무심히 넋두리 같은 담소를 나눈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 중 지금 이 시간을 그냥저냥 서로의 마음을 열고 넋두리도 하고 담소도 나눈다 봄 일이 끝이 나면가을에 거둘 농작물을 심고지금논에 이삭 거름도 줘야 되는데 젊은 놈들은 찾을 수가 없으니 일이 힘들고 힘에붙혀고달프다고 넋두리다 그때 누가 웃음짓게 한다"형님 조기 앞동네 다방 지금도 가슈""예끼 이사람 언제적 예긴디 지금은 안가""진짜유 알어볼규""나 갈겨"한바탕 웃고 각자의 일터로 발길을 옮긴다
조업하는 명인선장은 바다를 다 안다나침반을 보며 항해하지만 망망대해를 속속히 안다는 것은 중한 일이지바다안개 자욱한 날은 시동을 내려놓고쉴 때는 파도소리가 자장가란다바다를 몰고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평생을 바다와 얘기하고 바다가 친구란다.천혜의 어장인 바다에서새우잡이 돔잡이 민어잡이 실치잡이갈치잡이에 취한 선장들 바다가 직장이다바닷가 사람들은 갯벌이 어머니이고바다가 아버지란다바다는 돈벌이의 텃밭, 돈을 벌어도쓸 새가 없다는 남해선장들 화려한 신사복 한번 입을 새 없는 따분한 일상이라 푸념하는 고단함도 잊고 산다또 섬이 학교라면 인생철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미국 지역주간지 360개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바로 최근 발표됐다. 미국 언론계는 이를 언론사막화 현상이라 부른다. 이런 상황이 어디 미국뿐이랴. 펜데믹 이후 행사가 거의 없어 광고가 급감하고, 살림살이가 어려워 신문까지 끊어내는 작금의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문체부가 수립한 소외계층 구독료, NIE 지원 사업을 삭감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정부가 펜데믹 이후에도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지역신문을 아예 고사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립한 2023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7월 18일은 고엽제의 날이다. 고엽제는 제초제의 일종으로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이 대량으로 살포했다. 베트공이 산속 정글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에 의해 미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미군이 베트남의 항공권을 장악하고 개발한 것이다. 미군은 산림지역 평야지대 가릴 것 없이 항공기로 고엽제를 살포했지만, 우리 사병들은 뭔지도 모르고 부대 철조망 근처에서 단지 시원하다는 이유만으로 맨몸으로 고엽제라는 농약을 맞았다. 이후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이 함유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독성의 후유증으로 살포지역의 생태계가 파괴, 교란되었
빗줄기가 서서히 굵어지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수 소리가숨가쁘게 빨라진다 창문에 기대어 내리는 빗속에 마음을 열고 걱정하고 근심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기도한다
보이지 않는 오선지 위에 타락한 악산 바위틈 꽃 한 송이 일개미가 오르내릴 때이름 모를 나무에 핀 작은 꽃 향해 나비는 춤을 추었다비바람 지나간 자리밤이슬이 머물러 쉬어 가는 곳고적한 산사에 널찍한 둥근 마당개울가 도란거리는 물소리산새들 노랫소리에 춤추는 꽃나비들솔바람 지나가며 만든 악보바람이 만든 고운 선 따라 나풀대는 나비는 예쁘게 단장한 꽃등에 잠시 쉬었다 하루가 간다,약력강원 원주 출생. 계간 「문심」 시와 시조 신인상 등단. 운영위원. 부산 문학인아카데미 이사, 현 당진시인협회 회원
이제 그늘에 앉아서 잠시 쉬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올 한해도 반은 보내었으니봄일에 지친 몸 시원한 그늘에서 풀벌레 노래와매미 소리 들으며 이 여름 그늘에 누워서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과 벗하여도좋겠어요
꽃이 말 했다패랭이꽃도 피면서말없이 하얀 미소로 말했다다른 꽃처럼 화려하지 않고 가늘고긴 줄기 꼿꼿이 세워자기를 멋지게 피우는 하얀 패랭이꽃처음엔 멀리서 바라보다가 마음 홀려서꽃밭에 들어가려고 하니꽃을 꺾지 마세요꽃을 밟지 마세요꽃밭에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표시다그냥 눈으로 바라만보라고……. 그래야 나비가 오고 벌이 오고누구나 오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꽃은 질 때까지 피는 사랑 꽃이다.약력경북 영천 출생계간 『문학사랑』 시부문 신인상한민족통일문화제전 詩 수상당진문화원 주부백일장 수상호수시문학 회원당진시인협회원
미사일 부리가 땅을 조고닭장의 닭들이 죽은 날전쟁은 기척도 없이 담을 넘었다.탄창들이 모이처럼마당에 흩어지고바싹 마른 총성에나는 동생과 내 손을 묶는다앙상한 팔엔 금세 가시가 돋고꺾여도 죽지 말자고철조망 같은 동생의 손이벽을 두드렸다휴전선 아래 어딘가 얽힌따뜻한 혈관들이힘겹게 들꽃을 피우고흐르는 피에자꾸만 눈물이 났다눈을 뜨면 허물어진 벽 앞이었다.
지금 까지 침묵하던 구름이 단번에 비를 몰고 와서 온 대지에서 빗줄기를 거세게 뿌려 빗물이 들판을 가로질러 나가고 차마 빠져 나가지 못한 빗물 들은 논두렁을 뚫고 빠져 나간다 길은 길대로논은 논대로밭은 밭대로 빗줄기로 인하여 농부들의 근심도 내린 비만큼 쌓였다
허수아비가 하는 일은 참새를 쫓는 것이다한 천년을 그렇게 서서 참새를 쫓다 보니이제 참새를 쫓는지 참새와 노는지사람이 허수아비를 믿는 것 보다참새가 허수아비를 더 믿는다그래도 농부의 마음이 넉넉해지면밀짚모자 허수아비를 세워 놓는다철없는 허수아비, 속없는 저고리 바람에 날리며 눈치 없이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들녘은 누렇게 익는데 참새는 어디 있는지참새가 허서방과 놀다가지 않은 날은시집 간 딸자식 그리는 아비 맘 같다저마다 이맘때면 속이 꽉 차게 알알이 익는데갈수록 넓어지는 농부의 빈 들녘에허수아비 하나 서서 참새를 기다린다.약력삼척출생
뜨거웠던 선거의 계절이 지나갔다. 당진시장 선거가 끝난 지 벌써 수 일이 지났지만, 여름날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던 선거의 열기가 여전히 내게는 진행 중인 듯하다. 이미 두 번의 선출직 공직자 입성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있음에도, 여전히 낙선의 아픔을 이겨내기란 쉽지만은 않다. 특히 시민의 지지와 성원에 끝내 부응하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만 가득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시민의 평범한 일상을 다시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지금 주어진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좀 더 성숙하고 한 단계
긴 가뭄에서 벗어나 빗줄기가 시원하게 얼굴을 때리고 몸을 적신다 얼마나 기다렸던가하늘은 하늘대로 대지는 대지대로 몸살하기를 오늘 장맛비가 마음에 파고들어 가물었던 대지를 적시듯이온 몸을 적시고 쌓인 근심에 물꼬를 여네
힘차게 문을 열었던 제3대 당진시의회의 임기도 어느덧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시의원으로서 당진시민을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해왔고, 보람된 일도 매우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여러 가지 제약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부분도 있어 아쉬움도 참 많이 남는 그런 임기입니다.만감이 교차하는 소회 속에 지난 6월 13일, 폐원식을 마치고, 시의회는 그동안 우리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차기 시의회에서 보다 연속성 있게 추진했으면 하는 주요 사업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방
그동안 움치려들던 3년 적막했던 세월을 깨고 개업소식이 들린다화환이 문 앞에 줄을 서서무지개 꿈이 바람에 펄럭인다사람들이 모여들어 죽어가던 자신들의 목숨을 시끌벅쩍 안주삼아 마신다인간이 무한하다고 생각한 자유가 환난과 재난으로 제한당하고 각자의 꿈이 어둠에 갇힐 때나보다 더 큰 자유가 우리의 자유를 한 점 먼지로 여기며 결박하여 죽음으로 끌고 갈 때내면은 불안과 아우성이었다그 누구에게도 해결능력은 없었다그러나 꿈은 위대하다먹장구름은 물러가고 빛이 내려온다환희가 솟아오른다또 전처럼 마음껏 공기를 마시며노래하며 술 마시며 또 살아야지
조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전쟁의 포화 속에 목숨을 걸고 용감히 전투에 임한 참전 유공자들이 있습니다. 호국영웅들은 당진시에도 4115명이나 됩니다. 이때 908명의 전사자가 발생했고, 수많은 전우들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가 허술한데 비해 우리 당진시에는 많은 고마움이 있습니다.첫째로 송악읍 광명리에 설립된 나라사랑공원입니다. 높이 20미터나 되는 현충탑을 세우고 현충탑 안쪽의 현충실에는 908명의 위패를 모시고 해마다 현충일에 위령 행사를 지내온 당진시민들. 올해 현충일에
대선과 지방선거는 끝났고, 새로운 민선8기 당진시정도 곧 출발한다. 올해 상반기 두 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대통령-도지사-시장으로 이어지는 행정의 연결축에서 절반의 유권자이면서 지역내 절반의 여성을 위한 공약은 무엇인지, 또는 남성, 여성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일자리창출, 경제를 살리는 일에서 사전에 여성과 남성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고 또한 필요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며 가속도가 더 붙은 것만큼 빠르게 고령사회, 저성장, 기술변화 등이 체감되고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