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심장섭]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며먼 산 숲의 일부분만 펄럭이는그대는수런대는 잎들도작은 슬픔으로 쪼개질 것이다잡목으로 뒤엉킨 가지들의 흔들림이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지난밤 요동치며 핥고 간 태풍의 잔해들행로에 나뒹군다사람은 누어서 잠을 자지만그대는 선채로 잠들어침묵으로 지켜주고 있다어두운 그늘이 어디 한 곳 뿐이더냐 누구에게나 내어주는 너처럼천년이 가도 기다려 주는 선한그늘이었으면 좋겠다심장섭 시인은《공무원 문학》신인상 등단, 국제펜한국회원 한국문인 및 충남문인협회, 공무원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전)호수시문학회장, 당진
[당진신문=방순미]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해 길모퉁이 돌아 등지니그림자 먼저 앞선다걷는 대로 밟힌 몸뚱어리산은 다 내려섰는데그림자에 상처가 없다한다는 생각 없이 하고하지 않으면 쓸쓸한 그러나,마음 다치게 한적 없는詩란 나에게산책길 짓밟아도 따라오던그림자 같은 거라방순미 시인은약력 : 당진 대호지출생, 2010년「심상」』신인상 등단, 시집『매화꽃 펴야 오것다』 『가슴으로 사는 나무』2016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올문학상,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주자 ,한국시인협회 물소리시낭송회 나루문학회, 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활동
[당진신문=박종영]집안에 덩치 큰 녀석이 산다집에 오면 고삐부터 챙겨 매고등에 얹힌 멍에를 벗겨주고 여물을 준다외양간에 꿈을 키우는 아버지 소는 집안의 희망밭 갈러 나가면 우직하다코뚜레 씌우고 멍에 얹힌 쟁기질에한나절 밭갈이 한창이다 똬리를 입에 물고 새참을 챙긴 이웃집 아낙네엉덩이 펑퍼짐해 자식들 쑥쑥 잘 낳았다 고단한 하루 등에 박혀오면 잘 가꾸고 잘 먹여야 제값을 받는다며 정성껏 쓰다듬던 아버지 이웃집 아내였던 내 엄마는 우리 집 소충북 청주출생, 계간 「시와 정신」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 『서해에서 길을 잃다. ‘17년
[당진신문=권철구]철썩이는 물결어울리는 물방울로다가서는 그대여오지마오여긴헐떡이는 개 혓바닥할짝거리는 욕망이 뱀처럼엉켜 서로를 탐하는염화지옥이라오.약 력권철구 시인은 경북 경주출생, 월간 한맥문학 및 월간 한울문학 시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새한국문학 작가회장, 당진시인협회 회원, 시집 : 『누름』 외 있다.
[당진신문=문현수]오늘도 비가온다태풍이 지나갔는데비가 내린다지나간 태풍이또다른 태풍을 부렀나보다그래서 오늘도 비가온다농부들의 마음은 아랑곳 없다근심에 지친 농부들의 마음에도거친 비바람이 불고있다마음 한켠에는납덩이가 뭉쳐있고몸은 천근이다고달픔이 오늘의 일과다
[당진신문=박민식]길가의 가로수 같은 거리두기는밤하늘 별 같이 띄엄띄엄 멀고고속도로 구간단속을 지나는 것 같다사람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왕관이백 일 넘게 바람 곁에 묻어 다니고꽃이 피니 꽃잎 뒤에 숨어 다니고그림자에 묻어 다니고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서로를 밀어 낸다멀어진 사람 사이그 사이에 슬며시 자리 잡고온 세상 빈 공간에서왕관을 쓰고 경배하라 위엄을 부린다저 만큼 혼자된 길가에코로나바이러스가 게워낸 그리움 바이러스배고픔처럼 짙게 접시꽃 따라 피어난다.박민식 시인은시인. 강원삼척출생, 월간 『시사문단』 시부문신인상 등단, 가톨릭
[당진신문=이정음]따지고 보면 자연은 이미 모든 것을 갖추어 놓았지만인간이 찾지 않고 없다고 말한다따지고 보면문을 열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있는데 열지도 않고 먼저 마음 문 앞에서 절망이다따지고 보면인생은 구하지도 않고 받는 것만 생각하다 수없이 사라지는 희망이다따지고 보면자기가 걷는 것도 세상의 첫길인데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길을 모른다고 야단이다이정음 시인은 합덕출생, 91년 농민문학과 동양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당진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연호시문학회장 역임, 시집 : 당진문화재단 『내가 태어난 것은』이 시대의 문학인 선
[당진신문=오옥섭]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천둥소리또 들릴까 걱정하고태풍에 꺾어질까가뭄에 시들까 조바심 하며방향 모를 바람의 마음과품지 말았어야 하는 희망으로허공을 향해 끊임없이 오르려다헛짚고 헛짚어 절정의 순간버티다 미끄러져 내리는빈 손짓 의 반복허한가슴 가득한 바람소리 뿐살아 있다는 그 간절한 질감을 느끼는삶!오옥섭 시인은 당진 출생이며 계간 ‘한국문인’ 시부문 신인상 등단. 토정백일장 차상 외 공모상 다수, 홍시문학회원, (사)한국문협평생교육원수료, 시낭송자격취득. 공저시집 : 『내포 뜰에 부는 바람』 외 다수 있다.
[당진신문=서연자]하늘을 안고서남실바람이 불어옵니다갈매기들 넘실대는파도에 몸을 실어 노래하고꽃바람 불어 햇살 고운 포구굴까는 어머니의 바다에손에든 조세는 세월을 찍어비린내 한 바가지 담아집으로 돌아가는 길소금꽃 한 아름 피워굽어진 등에 삶의 무게를 실었다. 서연자 시인은강원도 문막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 부문 신인상 등단, 문학 고을 정회원. 문학고을 공로패 수상, 시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 당진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이며 공저시집 『내포 뜰에 부는 바람』 있음서연자 시인
[당진신문=정기원]뜬구름을 손으로 움켜쥐던,오늘도 분수를 모르고 하늘로 치솟는다.하늘은 타오르고 땅은 젖어있는 가끔은 분수와 분수의 사이에 서 있는나는 누구인가물에 젖은 듯 땅에 스며든 듯끈적거리던 햇살은잘 염장된 삶과 같다하늘로 솟아오르고 싶은 간절함은햇빛으로 분수를 삶아 버무림 중이다 정기원 시인은당진출생, '00 월간『문학공간』신인상 등단, 황희문화예술상, '10 『문예사랑』신춘문예 문학상 , 21C 글로벌 문화예술대상, 시집: 『벽에 걸린 세월』『아버지의 쟁기』'20충남문화재단 수혜, (사)한국문인협회,
[당진신문=이정음]어느새 녹음 짙은 산처럼심어진 논들도 푸르러 가네유월의 하늘에 활짝 열린 태양굵은 장대비처럼 쏟아지는 빛들이홍수처럼 넘쳐나 들판에 흐르는데쉬지 않고 뜨거운 욕망을 담아내는밤새 잠 못 이루는 사랑의 속앓이이제 어떤 바람이 불어와 흔들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것은이미 영혼에 뿌리가 내렸기 때문달려가는 계절의 문 앞에 서서끝없이 날아가는 꿈의 날개를 펴고아직은 어리기만 한 육신을 추스르며새롭게 다져보는 삶의 의지여이정음 시인은 합덕출생, 91년 농민문학과 동양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당진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연호
[당진신문=김서영]할머니 집 마당가 감나무 한 그루잎겨드랑이 밑에서작고 앙증맞은 아기 감꽃주렁주렁 매달렸다어릴 적 그리움노랗게 피어나는 유월이다꿀벌들이 부지런히 날아들고노란 입술 내민 감꽃은 어린아이처럼천연덕스럽다팔찌 목걸이 만들어 소꿉놀이하던 감꽃하나하나 떨어져 마당에 뒹군다감꽃을 주워 모아손수건 위에 줄지어 놓으니노란 감꽃 무늬 손수건이다손수건에서 추억들이우수수 떨어진다.김서영 시인은홍성출생, 본명 김월성, 월간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문학세계문인 정회원, (사)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문인협회원, 호수시문학회원으
[당진신문=홍윤표] 사랑할 가족이 있어도사랑하지 못해 사랑을 내려놓은 어머니그래도 어머니의 맘은 하늘 높았다산촌에 사시는 칠순어머니는 매일 장터에서옷가지를 팔며 삶에 흥을 높이지만묻는 사람 한 명 없었다는 어머니오늘도 헛품이란다자식사랑이 뭔지, 빈손으로 그냥 갈 수 없어빵 한 봉지 사들고 집에 가시는 어머니저능아 딸자식 있어 눈물이 마르고 메말라매일 일기 쓰시며 깊고 긴 밤이 연속이란다그러나 자식은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이라며 외길인생에 서있지만 자식은늘 퉁명스럽게 딴전부린다 하시는오늘도 불평 한 자리 없는 어머니 마음사랑의 울타
[당진신문=심장섭]소들 강문 부드럽게 이는 바람들풀 머리를 흔들어 행을 만든다연잎 사이로 어깨를 밀고 하나씩 내미는 언어들이 풍요롭다연호제 이는 바람과 능수버들 대화 이어지고진흙탕 깊숙이 박혀 세상 밖으로 향하는데나의 시상들은 연잎위에 구슬처럼이리저리 굴러 다닌다잎은 푸른빛으로 밀어 올리고 물방울은뜨거운 햇살로 데우다 사리진다나는 언제쯤 저 푸른 무리들 속에서 합류하여연꽃처럼 화려한 빛을 쏟아 낼지아님 푸른 잎도 남기지 못하고 고사될지저 들에 펼쳐진 시어들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목적을 위해 놓지 않을 거라고 행간에 버무려진 문장 선
[당진신문=오옥섭]감아오를 나무가 없으면땅 위를 멀리 뻗기라도 하지긴 줄기 세상을 휘어 감지도 못하면서또아리 틀며 제 주변만 뱅뱅 돌고 있다자연을 학대한 만물의 영장 부끄러움 끝이 없고제 살로 만든 욕망의 껍질에각질 털어내듯 몰래 벗으며 꽃향기 따라 산에서 집으로 집에서 산으로근처만 뱅뱅 도는 일상이다발길 뜸 해진 계절의 길목손 뻗고 마음 뻗어도 잡아 주는 이 없는불안한 공포 코로나바이러스어제의 어제가 그리움이다쉽게 오지 않을 것 같은 저 봄날벌써 유월의 산 어귀에 인동꽃 향기 그윽함이다약력 오옥섭 시인은 당진 출생이며 계간 ‘한국
[당진신문=이금자]잠깐만 가던 길 멈추고 바라보면,언제든 축제를 만날 수 있다숲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가볍게 춤추는 영혼을 만날 수 있다바람처럼 가벼운 나를 만날 수 있다시작되는 봄 사랑 황홀함은 잊혀졌다봄꽃 진 자리마다 푸릇한 열매싱싱한 유월 바람에 살 오른다붉은 해에 한 해의 절반을 투영시키며고단한 자리마다 기도를 채운다싱그러운 숲 그늘에 걸터앉아희로애락 내려놓고 잠시 안심한다말갛게 눈물 씻긴 다른 나와 조우한다소망의 청사진 다시 펼치며 이마 맞댄다산새 메아리 숲을 깨우며 달려온다芝雨 이금자 시인은 월간「문학세계」시부문
[당진신문=박민식]나이를 먹는 것을 익어간다고 하는데내가 익어가니 모든 것이 익어간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은 더욱 쓰이고관계도 깊이를 더해간다무엇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윽해지고마주보는 꽃도 더욱 가까워진 듯하다오랫동안 곁을 내어준 사람내가 익은 만큼 그도 익고슬며시 잡는 손은 같은 향기가 난다발걸음 마다 깊은 생각 속으로 이제 갓 세상에 눈을 뜰 무렵새롭고 부푼 가슴그렇게 시작한 만남, 서로의 무엇 그 후로 오랫동안 눈동자 안에서 눈에 들어주저리주저리 익어간다노을 언덕에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니익은 향기가 감싼다.박민식 시인은 강
[당진신문=박종영]통통배 잠 깨워 바다로 나가는 새벽조그만 섬 하나 떠있다붉게 피었던 홍등 하나, 둘 바다에 잠들고밤새 정박했던 지느러미 힘차게 흔들며 바다로 나간다힘찬 물살에 꿈들이 매달려 올라오고거친 숨 몰아쉬며 갑판에 퍼덕이던 사내갯벌 길들여진 낡은 삽질 소리 줄줄이 올라오는 낙지에 허리 끊어지는 줄 모른다밀물 썰물에 몸 헹구던 바지락 소리만선의 꿈은 가득 피어오르고박종영 시인은충북 청주출생, 계간 「시와 정신」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 『서해에서 길을 잃다. ‘17년 당진문화재단 수혜』, 『우리 밥 한번 먹어요 ‘19년
[당진신문=방순미]진달래 꽃잎으로 빚은 술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집 뒤삼거리에 묻으며 뉘 에비는술주정이나 하지 아무 쓸데없어앙탈하시면서도 자주 빚으셨다한 해 지나야 약된다는어머니만의 술법항아리 채 받아 들그분 떠난 지 오래다술항아리 묻혔던 길무심 걷다 보면 철없는 진달래꽃이 피고두견주 향기 천지 가득타방순미 시인은약력 : 당진 대호지출생, 2010년「심상」』신인상 등단, 시집『매화꽃 펴야 오것다』 『가슴으로 사는 나무』2016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올문학상,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주자 ,한국시인협회 물소리시낭송회 나루문
[당진신문=정기원]살을 맞대면 타는 냄새 진동하던할미꽃이 감感으로 밀려온다.지난밤, 나타나지 않던 할매꿈속에서 일으켜 세워잠 못 이뤘다아침 저녁, 화장으로 반겨주던진한 향기가 밤새껏 우려지다흩뿌려진 할미꽃 온데 간데 없는 정에연신 담배 연기만 들이마신다.화분에 옮겨놓은 할미꽃피우지 못하고 설화雪花)처럼맴돌다맴돌다눈물만 뚝뚝 떨어지네.정기원 시인은 당진출생, '00 월간『문학공간』신인상 등단, 황희문화예술상, '10 『문예사랑』신춘문예 문학상 , 21C 글로벌 문화예술대상, 시집: 『벽에 걸린 세월』『아버지의 쟁기』